자존심 상한 중국, LG배 위해 합숙 훈련까지 한다

아시안게임 연기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표팀 예정대로 훈련 실시

박정원 기자 승인 2022.05.18 08:58 | 최종 수정 2022.05.18 13:30 의견 0
LG배 바둑 대회를 가상한 메이저대회에는 커제(왼쪽) 등 10명의 기사가 출전한다.

LG배, 농심배와 같은 주요 국제 기전에서 한국에 우승을 내준 중국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합숙 훈련까지 하면서 중국 기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중국 바둑 대표팀이 5월 17일부터 20일 간 저장성 취저우에서 합숙 훈련에 들어 갔다. 본래 중국 바둑 대표팀은 4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이 끝난 후 5월~6월, 8월에 두 차례의 합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 연기 되면서 합숙 훈련도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예정된 훈련 기간 중에 LG배 바둑 대회 본선이 열리자(29일 예정) 계획대로 합숙 훈련을 하기로 한 것이다. 훈련 기간은 5월 17일부터 6월 6일까지 20일 동안 진행된다.

중국은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호반배 세계여자바둑대회, LG배 본선, 글로비스배 U-20(일본기원이 주최하는 만 20세 이하의 프로기사만 참여하는 대회) 등 이 기간 동안 벌어지는 세계 대회의 출전 장소도 취저우에 배정했다.

중국이 기대하는 훈련 효과는 선수들에게 많은 대국을 두게 함으로써 실전에서의 적응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다. 위빈 총감독은 "중국 바둑팀은 가능한 한 많은 대국 기회를 만들어 기사들의 대국량을 늘리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여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요 훈련 가운데 LG배 본선에 출전하는 7명과 상위 3명의 선수가 LG배 대회 방식을 본뜬 메이저 대회를 치르는 것이 눈길을 끈다. LG배 본선에 출전하는 중국 대표팀의 7명의 기사는 커제, 구쯔하오, 양딩신, 미위팅, 딩하오, 자오천위, 스웨 등이다. 이들이 같은 상위권 기사인 판팅위, 리쉬안하오, 롄샤오 등과 함께 모의 대국을 치뤄 실전 감각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다. 10명의 기사는 중국 바둑을 대표하는 최강의 기사들로 매 대국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위즈잉 등 여자 기사 4명도 남자 기사 16명과 여러 차례 경기를 치른다. 하루 두 판씩 대국 통해 빠른 바둑을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초읽기 순발력을 중점적으로 기르는 훈련이다.

중국이 이처럼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하면서 당장 있을 LG배를 비롯해 앞으로 열릴 국제 대회에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이 신진서 9단을 필두로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한층 치열해질 경쟁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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