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16강전, 첫날 한국 4명 전원 승리···변상일·최정, 대역전승으로 8강 진출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2.10.31 22:32 | 최종 수정 2022.10.31 22:46 의견 0

10월의 마지막 날, 한국 선수단이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첫날 출전한 4명 전원이 승전보를 전했다.

삼성화재배 16강전 첫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모두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왼쪽부터 최정·변상일·김지석·김명훈 9단.


31일 한·중·일·대만 각국에 마련된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펼쳐진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16강 첫날 경기에서 변상일·김명훈·김지석·최정 9단이 모두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결정적인 승부수 한 방으로 승부를 역전시킨 변상일 9단


국내 랭킹 2위 변상일 9단은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20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좌변에서 백에게 큰 모양을 허용하며 끌려가던 변상일은 흑 83에 이어 85로 중앙 백을 끊으며 변화를 일으켰다. 중앙 흑 대마의 죽음을 각오하고 결행한 승부수였다. 백 역시 끊긴 대마의 약점이 있어 이를 보완해야 했고, 흑은 이 틈에 선수를 잡고 125로 백의 보고인 좌변을 돌파했다. 변상일은 이 수로 대국 시작 후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에는 변상일의 쇼타임이었다. 눈에 띄게 흔들린 구쯔하오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중앙과 우변 일대의 백돌을 몽땅 잡고 항복을 받아냈다.

이날 대국의 승리로 변상일 9단은 2015년 20회 대회 이후 7년 만에 삼성화재배에서 8강에 진출했다.

상대의 실수를 틈타 기사회생한 최정 9단. 한국 여자 기사 최초로 메이저 세계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최정 9단은 거의 다 졌던 바둑을 상대의 실수로 역전했다. 중반까지 최정답지 않은 무거운 행마로 끌려갔지만 우하귀에서 바둑이 어지러워지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흑이 안정을 취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텐데 전투형인 이치리키 료가 강수를 두면서 갑자기 바둑이 혼전 양상이 되었다.

불리한 최정으로서는 반가운 국면의 전환이었다. 본인의 대마가 엷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중앙과 하변 흑 대마의 약점을 계속 찔러 갔다. 그리고 마침내 흑의 실수를 이끌어 냈다. 흑 155가 문제의 수. 무조건 이어야 했지만 이 수를 두는 바람에 우하변 흑 7점이 백에게 잡혀 버렸다. 실리도 이득이지만 흑을 공격하느라 엷어졌던 중앙 백이 안정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걱정이 없어진 백은 마음놓고 흑을 공격했고, 중앙 하변에서 대형 전투가 벌어졌다. 바둑판 반을 차지하는 흑 대마와 좌변과 좌중앙 백 대마의 수상전이 벌어졌고, 여기서 다시 흑이 227수로 빈삼각을 두는 실수를 하면서 최정이 흑 대마를 모두 잡아 버렸다.

이 승리로 최정 9단은 한국기원 소속으로는 루이나이웨이 9단에 이어 두 번째지만 한국 여자 기사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 대회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첫 출전한 삼성화재배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명훈 9단


삼성화재배 본선에 처음 오른 김명훈 9단은 18·24회 대회에 우승하며 삼성화재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던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을 꺾었다. 김명훈 9단은 접전 끝에 탕웨이싱 9단에게 269수 만에 백 반집 승을 거두며 8강에 이름을 올렸다.

두 경기 연속 반집 승리를 거두고 있는 김지석 9단. 19회 대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2014년 19회 대회 우승자인 김지석 9단은 32강전 반집 승에 이어 16강전에서도 대만의 쉬하오홍 8단에게 339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백 반집 승을 거둬 8강에 합류했다. 단 한 집으로 메이저 세계 대회 2승을 거두는 행운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

김지석 9단(왼쪽)과 김명훈 9단이 대국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국장 입장 전 디지털 기기 소지 검사를 받고 있는 최정 9단


11월 1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박정환 9단과 전기 대회 준우승자 신진서 9단 등 한국 선수 3명이 출전한다.

박정환 9단은 탄샤오 9단과 맞붙고 신진서 9단은 판팅위 9단과, 이형진 6단은 나카무라 스미레 3단과 대결을 펼친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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