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배] 설현준의 반격···승부는 최종국으로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2.06 20:20 의견 0

벼랑 끝에 몰렸던 설현준 8단이 반격에 성공했다. 2023 크라운해태배의 주인공은 내일 열리는 최종 3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1국의 패배를 딛고 반격에 성공한 설현준 8단 [바둑경제]


6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설현준 8단이 박건호 8단에게 25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1:1을 만들었다.

어제 열린 1국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설현준 8단은 이에 대해 "많이 지기도 했지만 박건호 선수가 본인 스타일대로 짜이면 바둑을 잘 풀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나빴을 때 그런 적이 많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초반이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2국도 초반에는 좋지 못했다. 좌상변에서 박건호 8단에게 많은 실리를 내준 것이 부담이 됐다. 하지만 설현준 8단은 중반 들어 잡은 기회를 그대로 살려 단숨에 흐름을 바꿔 버렸다.

설현준 8단이 우상귀에서 백 두 점을 잡고 흑을 두텁게 만든 후, 우변에서도 바로 백 2점을 끊어 잡으며 5:5의 형세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건호 8단이 약해진 우변 백 대마의 약점을 지킬 때 설현준 8단이 반상 최대의 곳인 좌상변 흑 3점을 살려 나가면서 바둑이 역전됐다. 이후 설현준 8단이 우세한 형세를 잘 지켜냈다.

설현준 8단(오른쪽)과 박건호 8단의 결승 2국 모습. 두 선수는 8일(목)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3차 예선 1라운드 대결도 예정돼 있어 이번 주 4연전을 벌인다. [바둑경제]


대국 후 설현준 8단은 "초반부터 계속 만만치 않았고, 우상귀에서 두 점을 잡으면서 괜찮다고 봤다. 나중에 흔들리기는 했지만 차이가 커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제 무기력하게 져서 그때는 내용이 안 좋아서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오늘 어렵게 이겼으니까 재미있게 열심히 싸워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크라운해태배 결승은 역대 준우승자들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두 판으로는 승부를 가릴 수 없어 결국 결승 3번기의 마지막까지 가게 됐다. 1·2국 모두 흑을 잡은 선수들이 이기면서 3국에서 누가 흑번이 될지도 관심이다. 3국은 내일(7일) 오후 1시에 열린다.

9단 승단이 예정되어 있는 설현준 8단 [바둑경제]

우승하면 9단으로 승단하게 되는 박건호 8단 [바둑경제]

2월 기사 랭킹에서 6위에 오르며 개인 최고 순위를 기록한 설현준 8단 [바둑경제]

최근 7연승을 마감한 박건호 8단 [바둑경제]


2023 크라운해태배는 25세 이하(1998년생까지 가능)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 70명이 참가해 예선 통과 28명(남자 21명, 여자 7명)과 전기 시드 1명(박건호 8단), 후원사 시드 3명(박하민·김은지 9단, 설현준8단) 등 모두 32명이 본선 토너먼트를 벌여 박건호 8단과 설현준 8단이 결승에 올랐다.

2023 크라운해태배의 우승 상금은 3,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200만 원이며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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