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무서운 기세의 울산 고려아연···아깝게 3연속 완봉승 무산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2.09 01:36 | 최종 수정 2024.02.09 01:38 의견 0

작년 12월 28일 개막한 2023-2024 KB바둑리그가 이번 주 시작되는 7라운드 경기로 전반기를 마무리한다.

전반기 중반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울산 고려아연이 7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뜨거운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 4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에게 승리하면서부터 4연승을 달리고 있다. 4연승 동안 2경기 연속 완봉승 포함, 3라운드 연속 승점 3점 승리를 거두며 승점도 차곡차곡 쌓았다.

울산 고려아연 상승세의 주역 신민준 9단(왼쪽)과 이창석 9단 [바둑TV]


울산 고려아연은 8일 저녁에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에서 정관장천녹에게 3:1로 이겼다.

울산 고려아연은 신민준·이창석·한상조가 차례로 승리하며 일찌감치 승점 3점을 확정지었다. 이후 KB바둑리그 최초의 3연속 완봉승까지 넘봤지만 문민종 7단이 마무리에 실패하며 대기록 수립은 무산됐다. 특히 문민종 7단이 허망한 실수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역전패해 아쉬움이 컸다.

그동안 2연속 완봉승은 일곱 번 있었지만 3연속 완봉승은 없었다.

울산 고려아연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주장 신민준 9단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부터다. 시즌 초반 1승 3패로 부진하던 신민준 9단이 4라운드 2승 포함 4경기에서 5승을 쓸어 담으며 완벽하게 부활한 것.

이날도 변상일 9단과의 주장전에서 19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투에 강한 변상일 9단을 상대로 하변 싸움에서 백을 제압하며 일찍 승기를 잡고 완승을 거뒀다.

"초반 하변 전투에서 잘 풀렸다. 중앙에서 한 점 빵때림하면서 확실하게 우세하다고 생각했다. 변상일 선수가 저보다 전투가 강하다고 생각해서 큰 전투를 하면 안 된디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오늘 유리한 전투를 했던 것 같다"(신민준 9단)

변상일 9단(왼쪽)과 신민준 9단의 주장전 모습. 변상일 9단이 상대 전적 14승 9패로 여전히 앞선다. [한국기원]


울산 고려아연은 이창석 9단과 한상조 6단이 홍성지 9단과 박상진 7단을 각각 누르고 3:0으로 앞서며 팀 승리를 확정했다.

홍성지 9단과 중반까지 시소 게임을 벌이던 이창석 9단은 후반 마무리에서 차이를 벌리면서 4연승을 달렸다. 한상조 6단은 좌변과 중앙을 관통하는 대궐같은 집을 만들어 박상진 7단을 물리쳤다. 최근 한상조 6단도 3연승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석 9단(왼쪽)이 홍성지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 7승 2패로 차이를 벌렸다. [한국기원]

한상조 6단(왼쪽)이 박상진 7단을 이기고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상대 전적에서도 2:2로 균형을 맞췄다. [한국기원]


KB바둑리그 초유의 3연속 완봉승에 도전했던 울산 고려아연은 문민종 7단이 김정현 9단에게 역전패하며 대기록 수립이 무산됐다. 문민종 7단이 골인 직전에 좌변에서 김정현 9단의 노림수에 넘어가 흑 4점이 잡히며 허망하게 역전패했다.

"이렇게 해서 이긴 바둑을 지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실수다. 문민종 7단도 이러한 실수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바둑TV 목진석 해설위원의 따끔한 일침이었다.

김정현 9단(왼쪽)이 문민종 7단의 실수 덕에 역전승하며 팀의 완봉패를 면했다. [한국기원]


울산 고려아연은 승점 3점을 보태며 5승 2패(승점 13점)로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패한 정관장천녹은 2승 5패(승점 7점)로 7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홍성지 9단이 여전히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어 아쉽다.

초반 피셔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다는 신민준 9단. 인터넷 바둑과 속기 바둑을 두면서 적응력을 키웠다고 밝혔다. [한국기원]

5승 2패의 이창석 9단. 약점이었던 후반 마무리가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한국기원]

4지명이면서도 4승 2패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는 한상조 6단 [한국기원]

막판 노림수로 팀이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은 김정현 9단 [한국기원]

1승 5패의 부진에 빠진 홍성지 9단 [한국기원]


◆ 2023-2024 KB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괄호 안은 지명 순서)

정관장천녹 울산 고려아연 결과 비고
(2) 홍성지 X (2) 이창석 O 237수, 백 2집 반 승 장고
(1) 변상일 X (1) 신민준 O 191수, 흑 불계승 속기
(후) 박상진 X (4) 한상조 O 188수, 백 불계승 속기
(3) 김정현 O (3) 문민종 X 266수, 백 불계승 속기
1 3

※ 제한 시간(시간누적방식) : 장고판 40분+20초, 속기판 10분+20초

9일(금)에는 바둑메카 의정부와 Kixx의 7라운드 2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양카이원-백현우(0:0), 김명훈-신진서(3:9), 이원영-박진솔(3:6), 박건호-김승재(3:0)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앞 선수가 바둑메카 의정부).

8개 팀이 출전해 단일 리그로 치러지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14라운드(더블리그)의 정규 리그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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