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사결정전] "상대가 둘 데가 없게 만들었다"···박정환, 3연승 단독 선두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28 21:46 의견 0

박정환 9단이 공동 선두간의 대결에서 이겨 3연승으로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박정환 9단(왼쪽)이 김정현 9단에게 8연승을 기록했다. 통산 상대 전적은 10승 2패로 절대 강세다. 김정현 9단은 이날 지하철을 잘못 타 대국 시간이 조금 지나 도착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K바둑]


28일 오후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본선 3회전 4경기에서 박정환 9단이 김정현 9단에게 138수 만에 백 불계로 이겼다.

박정환 9단에게 2014년부터 10년 동안 7연패 중이던 김정현 9단이 기나긴 연패를 끊기 위해 단단히 각오하고 나왔지만 쉽지 않았다.

50여 수가 지날 무렵부터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해 끝까지 간격이 좁혀지지 않은 채 박정환 9단이 낙승했다. 김정현 9단은 우변에 큰 집을 지었지만 거의 일방가였다. 반면 박정환 9단은 좌하귀와 하중앙에서 실리를 차지한 데 이어 상변에 좌하변 흑 집을 상쇄하고 남을 만한 큰 집을 짓고 승부를 끝냈다.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박정환 9단 [K바둑]


"박정환 선수가 전체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한판이었다"(K바둑 김규리 캐스터), "때 이르게 끝내기 승부로 갔었는데 박정환 선수의 후반을 잘 볼 수 있는 대국이었다"(K바둑 백홍석 해설위원)는 것이 대국을 지켜본 중계진의 총평이었다.

박정환 9단은 "초반부터 집 바둑 양상으로 된 것 같다. 제가 둔 수들이 인공지능 추천 수는 아니더라도 상대 입장에서 둘 데가 없게 만드는 것이 전략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때 이르게 2선에 늘어서 끝내기를 했을 때 만만치않다고 생각했고, 나중에 한 점을 먹으면서 모양 좋게 끊었을 때는 괜찮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갑조리그에서 소속 팀이 우승을 차지한 박정환 9단은 시상식에서 같은 팀 커제 9단에게 대단하다는 덕담을 건냈다고 밝히고, "커제 선수와는 친하게 지낸다. 미리 연락을 하고 온라인 연습 대국도 한다"는 뒷 이야기도 밝혔다.

"승패를 떠나서 제 바둑을 두려고 노력한다"고 밝힌 박정환 9단. 3연승을 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바둑]


한편 김정현 9단은 "초반은 서로 어렵다고 생각했다. 백 집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제가 행마가 무너지면서 많이 나빠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 9단은 "중반에 제가 붙이고 호구친 자리가 이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연구하는 데 약점이 잘 안 보여서 그래도 제가 제일 잘하는 바둑을 두려고 했는데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변상일·박정환 9단에 이어 4회전에서 신민준 9단과 대결하는 김정현 9단. "강자들과 대진이 앞에 몰렸는데 만약 승리한다면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결의를 다졌다. [K바둑]


본선 4회전은 다음 주 한 주를 쉰 뒤 4월 8일(월) 박정환 9단과 박민규 9단의 대진을 시작으로 속개된다.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은 예선 통과자 4명(신민준‧안성준‧김정현 9단, 임상규 2단)과 전기 대회 시드 4명(박정환·변상일·박민규·이창석 9단), 후원사 시드 1명(나카무라 스미레 3단) 등 9명이 풀리그로 타이틀 보유자 신진서 9단에게 도전할 1명을 가린다.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본선 대진표


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제5기 쏘팔 코사놀 최고 기사 결정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60분+30초의 피셔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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