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아, 나하고 놀자] 바둑의 다양한 대회 방식 - 피셔 방식(Fischer's rule)

박정원 기자 승인 2022.10.08 13:53 | 최종 수정 2023.02.05 15:07 의견 0

피셔 방식은 체스 선수 바비 피셔의 이름에서 따온 방식으로, 세계체스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 사용해 오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둑에서는 대국 시 두 대국자에게 매번 착수(바둑 돌을 바둑 판에 놓는 것)를 위한 시간을 주고, 시간을 다 사용하면 초읽기에 들어간다. 이와 달리 피셔 방식은 착수할 때마다 시간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일종의 시간 누적 방식으로 일찍 착수를 하면 남은 시간을 적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 10분에 추가 20초 방식이라 할 때, 대국을 시작하고 10초에 착수를 하면 남아 있는 시간 9분 50초+추가 20초=10분 10초가 남는 식이다.

피셔 방식은 빨리 두면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전략적으로 시간을 배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초읽기에서 일부러 시간을 다 쓰고 착수하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어 바둑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덜 지루하다.

보편적으로 바둑 경기는 기본 시간 외에 초읽기가 있어 끝나는 시간을 알 수 없지만 피셔 방식은 경기 종료 시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단점은 양쪽에 패가 생기면 시간 연장을 위해 의미 없는 수순을 남용할 소지가 있고, 초반 진행에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포석의 완성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

피셔 방식은 현재 일본 바둑장기채널이 후원하는 용성전(龍星戰)과 크라운해태배 프로기전에서 채택하고 있다.

종합 기전인 용성전은 제한 시간 각자 30분에 착수 시 20초 추가 피셔방식이다.

만 25세 이하 기사만 참가할 수 있는 크라운해태배는 국내 제한 기전 중에선 유일하게 피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각자 제한 시간 20분에 착수 시마다 20초를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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