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신진서, 백홍석에게 충격패···연승 행진도 '29'에서 중단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5.12 17:36 | 최종 수정 2023.05.12 17:42 의견 0

당분간 질 것 같지 않던 신진서 9단이 무너졌다. 그것도 기전에 잘 나오지 않고 해설에 주력하고 있는 백홍석 9단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GS칼텍스배 16강전에서 신진서 9단을 꺾어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들어 낸 백홍석 9단. 이날 승리로 다시 기전에 자주 출전하라는 주변의 요구가 빗발칠 듯하다. [바둑TV]


12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16강전에서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백홍석 9단이 신진서 9단을 187수 만에 불계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신진서 9단은 2월 26일 이후 74일 만에 첫 패배를 기록하며 연승 기록도 29연승에서 중단됐다. 아울러 GS칼텍스배를 5연패하면서 보유 중이던 선수권전 최다 연속 우승 기록도 끝났다.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고(故) 김인 9단의 40연승(1968년, 당시 6단)이다. 다음은 이세돌 9단의 32연승(2000년, 당시 3단)이고, 조훈현 9단의 30연승(1977년, 당시 7단)이 세 번째다. 신진서 9단은 역대 연승 기록 3위와 타이인 30연승을 눈앞에 두고 연승이 중단됐다.

경기는 백홍석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백홍석 9단이 상변과 하변에 모양을 크게 키웠고, 반면 신진서 9단은 세 귀에서 살면서 세력과 실리의 대결로 진행됐다.

백홍석 9단이 모양을 한껏 키웠지만 신진서 9단을 상대로 얼마만큼 집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신진서 9단이 백 50으로 하변에 뛰어들어 흑의 모양을 견제하면서 본격적인 접근전이 시작됐다. 신진서 9단은 하변의 흑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백 64로 우변을 끊어 하변의 흑을 양곤마로 만들어 공략했다.

그러나 한때 '돌펀치'로 불리며 전투에 일가견이 있던 백홍석 9단은 먼저 우변의 백 3점을 잡고 우변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하변의 흑 대마도 타개에 성공하면서 리드를 잡아 나갔다.

이렇게 되자 신진서 9단이 급해졌다. 하중앙의 흑 대마가 살면서 반대로 공격하던 백돌들이 엷어졌고, 상변에 거대한 흑 모양이 집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홍석 9단이 흑 113으로 중앙 백 대마를 크게 씌워 공격하자 신진서 9단은 오히려 백 114로 상변 흑진 깊숙이 붙여 승부수를 띄웠다. 대충 끝내기해서는 집으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천하의 신진서라해도 철통같이 견고한 흑의 모양 안에서 수를 낼 수는 없었다. 미리 초반에 침투했으면 몰라도, 이미 하변 공방으로 흑이 더욱 두터워진 다음이라 타개할 길이 막막했다. 게다가 백홍석 9단도 당황함이 없이 침착하게 응수하며 상변 백 대마를 모두 잡아 버렸다. 백홍석 9단이 신진서라는 대어를 낚는 데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백홍석 9단은 오늘 승리하면서 2021년 1월 KB바둑리그에서의 승리에 이어 신진서 9단에게 2연승(5패)을 거두었다

신진서 9단(왼쪽)이 역대 연승 기록 3위인 30연승을 목전에 두고 연승 기록이 중단됐다. [바둑TV]


대국 후 백홍석 9단은 "일단 믿기지가 않는다. (신진서 9단이) 너무 피곤할 거라서 최대한 괴롭혀서 어렵게 하자고 했다. 계속해서 올인 작전이었고, 중반에는 착각도 있어서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하변에서) 극적으로 살면서 갑자기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32강전에서 이원영 9단을 물리친 데 이어 16강전에서 신진서라는 거함을 격침시킨 백홍석 9단은 8강에서 박진솔 9단과 대결한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GS칼텍스배 첫 4강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매일경제신문·MBN·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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