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배] 김은지 충격의 역전패, 신사 11: 숙녀 8···최정만 님았다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9.05 00:09 | 최종 수정 2023.09.05 00:14 의견 0

올킬의 기대도 가지게 했던 김은지의 연승이 '2'에서 멈췄다. 숙녀 팀은 12명의 선수 중 최정 9단만 남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신사 팀의 남은 주자는 4명. 숙녀 팀은 최정 9단이 4명을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백대현 9단이 신사 팀에 중요한 승리를 가져왔다. 자칫하면 숙녀 팀의 추격에 흔들릴 수 있었던 신사 팀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바둑경제]


4일 저녁 열린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최강전 본선 19국에서 백대현 9단이 김은지 6단에게 23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김은지 6단은 우세한 경기를 단 한 번의 실수로 완전히 그르쳤다.

중반까지 김은지 6단은 완벽하게 국면을 운영했다. 백대현 9단은 좌상과 우변의 흑 대마가 양곤마가 되어 이를 수습하는 데 애를 먹었다. 60여 수가 되면서부터 백의 승률 그래프는 70%대를 훌쩍 넘었고 100수를 넘긴 시점부터는 90%대를 상회했다.

그러나 항상 넘치는 의욕이 문제였던 김은지 6단이 대형 사고를 쳤다. 백대현 9단이 우변 흑 대마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에서 흑 117로 젖혔을 때, 가만히 늘어두지 않고 흑을 끊은 백 118이 대악수(惡手)가 됐다. 흑이 반발하면서 위·아래로 두 번의 단수를 치자 백 대마도 연결이 끊어졌다. 우변 흑 대마와 대형 수상전을 노렸지만 흑이 완생하면서 일방적으로 백 대마가 쫓기게 됐다.

김은지 6단은 필사적으로 버티면서 패를 만들었고, 백대현 9단은 중앙 백 대마는 살려주는 대신 하중앙 백 6점을 잡았다. 이후 미생이던 우하변 백 대마 전체를 잡으러 갔고, 백 대마를 살릴 가망이 없다는 걸 확인한 김은지 6단이 여기서 돌을 거뒀다.

백대현 9단(오른쪽)과 김은지 6단의 본선 19국 대국 모습. 랭킹 216위의 백대현 9단이 63위의 김은지 6단을 꺾었다. [바둑경제]


"상대가 저보다 객관적으로 강자이기 때문에 조금 편한 마음으로 뒀다"는 백대현 9단은 "1승을 목표로 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백 9단은 김은지 6단이 중앙에서 끊지 않고 늘었다면 "어렵기는 한데 집은 조금 많아서 나쁘지는 않다고 봤다"고 말하면서 "마지막에 김은지 선수가 무리하게 나오면서 확실하게 (백이) 안 되는 모양이고 수상전에 여유가 있어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선수보다 KB바둑리그 감독(셀트리온)과 바둑 해설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백대현 9단. 지지옥션배 통산 본선 성적은 3승 3패를 기록하게 됐다. [바둑경제]


이날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신사 팀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압박할 수 있었던 숙녀 팀은 김은지 6단의 역전 패가 더욱 아쉽다.

이번 지지옥션배 목표는 4연승이라고 했지만 내심 올킬 기대도 있던 김은지 6단. 연승이 멈추면서 숙녀 팀도 부담을 느끼게 됐다. [바둑경제]


5일(화) 같은 시간에 열리는 본선 20국에 숙녀 팀은 최정 9단이 출격한다. 백대현 9단과 최정 9단은 이번이 첫 대결이다. 백대현 9단이 이기면 신사 팀의 2년 연속 우승이 확정되고, 최정 9단이 이기면 다음 주 11일~13일에 우승 팀이 결정될 때까지 본선 21~23국이 진행된다.

작년에는 신사 팀 마지막 주자 조한승 9단이 1대 3의 불리한 상황에서 김채영·오유진·최정 등 숙녀 팀의 마지막 주자 3명을 꺾어 신사 팀이 12:11 역전승을 거두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지지옥션배는 만 40세 이상(1983년생까지 포함) 남자 기사와 나이 제한 없는 여자 기사가 각각 12명씩 한팀을 이뤄 연승 대항전으로 우승 팀을 가린다. 각 팀 선수는 랭킹 시드 3명과 후원사 시드 1명, 예선 통과자 8명으로 구성된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이다. 3연승 시 200만 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 원의 연승 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20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 제17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최강전 출전 선수 명단

◇ 신사 팀 : 조한승, 이창호, 최명훈, 백대현(1승), 김찬우(1패), 안조영(3승 1패), 박병규(1패), 강지성(1패), 오규철(1패), 유창혁(1패), 한종진(1승 1패), 이정우(6승 1패)

◇ 숙녀 팀 : 최정, 김은지(2승 1패), 조승아(1패), 김경은(1패), 김채영(5승 1패), 김혜민(1승 1패), 김미리(1패), 이나경(1패), 오유진(1패), 조혜연(1패), 강다정(1패), 김선빈(1패)

저작권자 ⓒ 바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