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전] 변상일도 패자조 갈 뻔했다···박종훈에 진땀 역전승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9.21 20:47 | 최종 수정 2023.09.21 20:50 의견 0

이변의 연속인 제46기 명인전에서 변상일 9단이 하위 랭커의 돌풍을 잠재우고 톱 랭커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중반까지 계속 끌려가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쳐 패자조로 떨어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신예 기사들이 인공지능으로 특히 초중반 연구를 많이 하면서 상위 톱 랭커들과의 실력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이변이 일어날 개연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변상일 9단이 승자조 4강에 진출했다. 하위 랭커 기사들의 약진 속에 톱 랭커의 자존심을 지켰다. [K바둑]


21일 오후 경기도 판교 K바둑에서 열린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승자조 8강 4경기에서 변상일 9단이 박종훈 7단을 177수 만에 흑 불계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초반 팽팽하던 흐름은 박종훈 7단이 상변에 큰 세력을 만들고 우하에서도 두텁게 모양을 갖추면서 백이 좋은 형세가 됐다.

변상일 9단은 전장을 상변으로 옮겨 백 모양 삭감에 나섰다. 여기서 박종훈 7단이 손을 빼 좌중앙 백 모양을 보강했는데, 변상일 9단은 상변에서 한 칸을 뛰어 모양에 탄력을 만들었다. 이어 흑이 상변에서 쭉쭉 밀어 중앙으로 나오면서 바둑이 미세해졌다.

그래도 백이 우세한 국면이었지만 좌변에서 박종훈 7단이 연이어 결정적인 실수(백 130·134)를 하면서 흑의 중앙 모양이 커졌고, 흑이 역전에 성공했다. 백이 좌하 흑 대마를 공격하며 버텼지만, 좌중앙 백 대마가 잡히며 실패로 돌아가면서 승부가 끝났다.

박종훈 7단(왼쪽)과 변상일 9단. 시종 팽팽한 접전이었지만 좌변에서 박종훈 7단의 방향 착오로 한순간에 흐름이 바뀌었다. [K바둑]


대국 후 변상일 9단은 "대국 당시에는 나쁜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훈 7단은 "좌변 부분이 너무 어려웠는데, 반대쪽 좌상귀 백 모양에 흑이 듣는 게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그때 나빠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종훈 7단은 패자조에서 이창석 9단과 대결한다.

변상일 9단은 승자조 4강에서 김은지 6단과 승자조 결승 진출을 다툰다. 변상일 9단은 김은지 6단의 지난번 경기에 대해 "초반 연구가 굉장히 잘돼 있고, 마무리도 완벽했던 것 같다."면서 "승자조 4강에 올라갔는데 잘 둬서 이겨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00분,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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