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여자바둑리그] 순천만국가정원, 5연승 질주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9.22 08:48 | 최종 수정 2023.09.22 08:53 의견 0

정규 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뒤늦게 발동이 걸린 순천만국가정원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리그 후반기 천금같은 5연승을 거두며 포스트 시즌 진출 전망을 밝게 했다.

순천만국가정원 승리의 주역 오유진 9단(왼쪽)과 이영주 4단이 인터뷰 말미에 5연승을 나타내는 합동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기원]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순천만국가정원과 서귀포 칠십리가 21일 저녁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에서 만났다. 올해 두 번째 만남.

지난 시즌 챔프전에 이어 올해 전반기까지 연속해서 패배의 쓴맛을 봤던 순천만국가정원이 서귀포 칠십리를 2:1로 누르고 설욕에 성공했다.

리그 순위는 서귀포 2위, 순천은 4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경기 차가 줄어들면서 순위표의 변화 폭이 더욱 커지게 됐다.

순천은 2지명 이영주 4단이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5연패 후 지난 7라운드에서 뒤늦게 첫 승을 수확했던 이 4단이 서귀포의 막내 이서영 초단을 212수 만에 백 불계로 불계로 물리치고 2연승을 기록한 것. 이서영 초단도 잘 따라붙었지만, 후반에 백에게 너무 많은 실리를 허용하며 추격할 힘을 잃었다.

이영주 4단(왼쪽)과 이서영 초단. 두 선수 첫 공식전이었다. [한국기원]

초반 5연패 후 2연승을 거둔 이영주 4단. 7라운드 이후 부활하며 정규 리그 후반부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원]


순천은 주장 오유진 9단이 유주현 2단을 누르고 팀 스코어 2:0을 만들며 팀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유주현 2단이 초반부터 판을 잘 짜며 오유진 9단을 리드해 갔지만, 좌변에서 무리하게 흑 5점을 공격하면서 순식간에 판을 그르쳤다. 좌변의 백 80수가 대악수(惡手). 좌변 흑 공격의 급소로 봤지만 백의 약점이 너무 많아 오히려 흑의 역습에 백 모양이 속수무책으로 모두 망가져 버렸다. 125수 끝, 흑 불계승

유주현 2단(왼쪽)과 오유진 9단이 대국 후 중요한 승부처에 대한 복기를 하고 있다. 유주현 2단은 여전히 중요한 승부처에서 고비를 못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원]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오유진 9단. 8승 3패로 다승 공동 선두다. [한국기원]


서귀포는 3국에서 주장 조승아 6단이 이도현 3단에게 불계승을 거뒀지만 때늦은 승리였다.

조승아 6단(왼쪽)이 이도현 3단을 꺾고 8승 3패로 오유진 9단과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한국기원]


대국 후 오유진 9단은 팀의 초반 부진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기 보다는 뭔가 잘 안 풀렸다. 하지만 항상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다시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상승세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이날 경기에 대해 "(좌변에서 백이) 그냥 젖혀서 공격했으면 안 좋다고 생각했다. 실전처럼 두면 타개가 가능하다고 봤다"고 돌아봤다.

이영주 4단은 "초반에 몇 판을 지다 보니까 부담이 더 생겼다. 그래도 2연승 했으니까 경기에 나가면 최대한 많이 이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검토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중계되는 대국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순천만국가정원 이상헌 감독. [한국기원]


22일에는 보령 머드와 여수 세계섬박람회의 11라운드 2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박소율-이슬주(3:3), 최정-이나경(1:0), 김희수-김은지(0:3)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14라운드 더블리그의 정규 리그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이다.

제한시 간은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장고는 각자 40분에 추가 시간 20초, 속기는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씩이다.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팀 순위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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