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대포 앞면(왼쪽)과 뒷면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2021년부터 고도보존육성사업으로 추진 중인 익산 ‘서동생가터 유적정비’ 발굴 조사에서 국내 최초로 중국 북주(北周)시대에 발행된 동전인 ‘오행대포(五行大布)’가 출토됐다고 밝혔다.

서동 생가터 유적 정비는 백제 무왕(서동)과 관련된 탄생 설화지의 발굴 조사·정비와 생가터 재현 등 백제 왕도로서의 익산의 역사적 정체성과 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이다

지난 2022년 실시한 1차 발굴 조사에서는 백제 대형 석축 저온 저장고 2기를 비롯해 기둥의 밑동을 땅속에 박아 세운 굴립주 건물지 3동, 구상 유구(도랑 유구) 1기, 조선시대 기와 가마 5기 등 16기의 유구를 확인한 바 있다.

올해 진행 중인 2차 발굴 조사에서는 굴립주 건물지 초입부 구덩이에서 출토된 뚜껑 덮인 ‘직구단경호’ 토기에서 ‘오행대포(五行大布)’ 5점이 ‘+’자 형태로 놓여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땅의 악한 기운을 누르고 선한 기운을 북돋기 위해 시신을 매장할 때 의도적으로 함께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뚜껑 덮인 직구단경호(왼쪽)와 직구단경호 안 오행대포(五行大布) [문화재청]


지금까지 백제 지역에서 중국과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었던 화폐로는 1971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 출토된 ‘오수전(五銖錢)’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출토된 ‘오행대포’는 북주의 3대 황제 무제 때인 건덕(建德) 3년(574)에 주조한 화폐로, 백제가 남조뿐만 아니라 북조(북주)와도 활발히 교류를 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익산시와 함께 이번 발굴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유적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며, ‘고도보존육성기본계획’에 따라 익산 지역 백제 왕도 핵심 유적과 연계해 고도(古都)의 정체성을 회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