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기성전] 김은지, 허서현에 고전 끝에 4강행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11.15 00:06
의견
1
"바둑은 슬픈 드라마입니다" (바둑TV 이현욱 9단)
김은지 8단이 승단 후 첫 대국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챙겼다. 상대인 허서현 4단은 결승선에 다 왔다가 또 스텝이 꼬이면서 상대가 골인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중반까지 잘 두다가 마지막 순간 무너지는 슬픈 드라마가 반복되고 있다.
김은지 8단(오른쪽)과 허서현 4단의 대국 모습. 김은지 8단이 실수를 거듭하며 패배 직전까지 갔다가 허서현 4단의 패착에 힘입어 신승했다. [바둑TV]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 본선 8강 2경기에서 김은지 8단이 허서현 4단에게 330수 만에 흑 반집 승했다.
김은지 8단의 흑번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는 중반까지는 흑의 우세로 진행됐다. 최근 최정 9단을 제외하고는 이길 여자 기사가 없다고 할 정도로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는 김은지 8단이기에 예상된 흐름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평소 김은지 8단의 모습과 달랐다. 우상변에서 무리하게 버티다가 백에게 추격을 허용한 후 상변에서 김은지답지 않은 실수(흑 179)로 백에게 완전히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은 허서현 4단의 완벽한 페이스였다. 잔 실수는 있었지만 흔들리는 김은지 8단을 상대로 상변 흑 대마를 공격하며 거의 결승점 통과 직전까지 갔다. 중앙에서 백 222로 날일자로 벌렸고, 한 수만 더 두면 상중앙 흑 대마의 연결을 끊은 후 상중앙에서 꽃놀이패로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허서현 4단이 다음 백 224로 둔 곳은 중앙 흑을 끊는 것이 아닌 하변 2선에 지키는 곳이었다. 단순한 끝내기 자리에 불과했고, 이로 인해 패배 직전의 김은지 8단이 살아났다. 대마가 끊기는 부담을 던 김은지 8단이 먼저 패를 결행하며 승률 그래프는 다시 흑의 우세로 바뀌었다. 이후 끝내기에서 허서현 4단이 추격했지만 반집을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난설헌배 결승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반집 승을 거둔 김은지 8단. "초반에 좋았던 바둑을 반집 승부까지 간 거라서 끝내기가 강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바둑TV]
김은지 8단은 "초반엔 너무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실수가 너무 많이 나와서 반성해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석도 많아서 마지막까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백이 마지막 공배를 메우는 것을 보고 이긴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은지 8단에게 승리 직전 역전패 당한 허서현 4단. 직전 경기였던 여자바둑리그에서의 승리의 기운을 살리지 못하고 상대 전적에서 3승 8패가 됐다. [바둑TV]
다음주 20일(월)에는 김채영 8단과 김경은 4단의 8강전 3경기가 열린다. 상대 전적은 김채영 8단이 8승 3패로 앞서고 있지만 최근 전적은 김경은 4단이 2연승으로 상승세다.
해성그룹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의 우승 상금 5000만 원, 준우승 상금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저작권자 ⓒ 바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