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신진서, 2연패 순항··· 변상일은 구쯔하오에게 석패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11.17 20:41 의견 0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 둘째 날 경기가 17일 정오부터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렸다.

첫날 6명이 16강에 진출했던 한국은 둘째 날에는 9명의 선수가 출전해 신진서·신민준 9단 단 두 명만 16강에 올라가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로써 16강에 한국은 8명, 중국 7명, 대만이 1명 올라갔다.

2008년 이세돌 9단 이후 15년 만에 한국 선수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신진서 9단(왼쪽). 왕싱하오 9단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바둑경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신진서 9단은 껄끄러운 상대인 중국의 왕싱하오 9단을 188수 만에 백 불계로 눌렀다.

2004년생인 왕싱하오 9단은 최근 중국 최대 기전인 창치배(倡棋杯)에서 커제와 미위팅을 잇달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중국의 차세대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LG배에서도 박정환 9단을 꺾고 8강에 진출해 있다.

이날 신진서 9단은 왕싱하오 9단을 상대로 완벽한 내용의 경기를 선보였다. 초반 실리에서 큰 곳을 차지한 후, 우하변에서 백돌이 흑 모양 안에서 살아가면서 두기 편한 바둑이 되었다.

좌하변 흑돌을 잡고 좌변을 손에 넣어 승기를 굳힌 신진서 9단은 이후 강하게 버텨온 왕싱하오를 상변에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승리를 거뒀다.

신진서 9단(왼쪽)과 왕싱하오 9단의 대국 모습. [바둑경제]


한편 변상일 9단은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을 맞아 시종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후반 변상일 9단이 우하 백 3점을 사석으로 활용해 중앙을 두텁게 눌러 가면서 리드를 잡았지만 여전히 차이는 미세했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지만 변상일 9단이 좌중앙에서 실수를 하면서 구쯔하오 9단이 역전에 성공해 반집을 남겼다.

변상일 9단(왼쪽)과 구쯔하오 9단. 춘란배 우승자와 란커배 우승자의 대결이다. [바둑경제]

변상일 9단(왼쪽). 중국의 1인자를 맞아 피밀리는 끝내기 끝에 석패했다. [바둑경제]

대국 초반 고민하고 있는 구쯔하오 9단. [바둑경제]


또한 신민준 9단은 이창호 9단과의 한·한 대결에서 중후반 불리한 바둑을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다. 초중반까지 앞서던 이창호 9단은 중후반 이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접전을 벌였지만 끝내 반집에 울었다.

세계 대회에서 스물세 번 우승해 가장 많은 세계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창호 9단은 2015 삼성화재배 32강에서 김동호 4단(당시)에게 승리를 거둔 이후 메이저 세계 대회 본선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이창호 9단(왼쪽)과 신민준 9단.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창호 9단이 흔들렸다. [바둑경제]


이 밖에 27회 LG배 우승자인 딩하오 9단은 홍성지 9단에게 초반부터 앞서 나가면서 21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롄샤오 9단은 강우혁 7단에게 중반부터 치고 나가 완승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대만의 쉬하오훙 9단도 안정기 7단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16강에 안착했다.

안성준 9단과 김정현 9단은 유리했던 바둑을 역전당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안성준 9단(오른쪽)과 탄샤오 9단. 안성준 9단은 탄샤오 9단에게 삼성화재배에서만 두 번(2010년, 올해) 만나 모두 졌다. [바둑경제]

김정현 9단(왼쪽)과 쉬자양 9단. 김정현 9단이 리드하다가 좌상 백 집이 깨지며 한순간에 승부가 뒤집혔다. [바둑경제]

삼성화재배 본선에 처음 출전한 딩하오 9단이 홍성지 9단에게 낙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바둑경제]

강우혁 7단(왼쪽)과 롄샤오 9단. [바둑경제]

대만의 쉬하오훙 9단(오른쪽)이 안정기 7단에게 불계승했다. 둘째 날 경기 중 가장 일찍 종료됐다. [바둑경제]


◆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둘째 날 결과

○신진서 O ●왕싱하오 X 188수, 백 불계승
○변상일 X ●구쯔하오 O 272수, 흑 반집 승
○안성준 X ●탄샤오 O 217수, 흑 불계승
●홍성지 X ○딩하오 O 210수, 백 불계승
○김정현 X ●쉬자양 O 169수, 흑 불계승
●강우혁 X ○롄샤오 O 154수, 백 불계승
○안정기 X ●쉬하오훙 O 127수, 흑 불계승
○신민준 O ●이창호 X 295수, 백 반집 승


한편 32강전이 종료된 후 바로 이어진 16강전 대진 추첨 결과, 19일(일요일) 8강전 첫째날에 신진서 9단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대만의 쉬하오훙 9단과 만나게 됐다. 변상일 9단을 이긴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은 신민준 9단을 만나 한국의 강자와 연이어 상대한다. 강동윤 9단은 쉬자양 9단, 김승진 4단이 딩하오 9단과 8강행을 다툰다.

이어 20일(월요일)에는 김명훈 9단과 황윈쑹 9단, 김누리 4단과 롄샤오 9단, 박정환 9단과 탄샤오 9단, 한웅규 9단과 셰얼하오 9단이 대결을 펼친다.

◆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 대진(상대 전적은 앞 사람 기준)

△ 11월 19일

- 신진서 9단 vs 쉬하오훙 9단(대만) : 3승 1패

- 강동윤 9단 vs 쉬자양 9단(중) : 3승

- 신민준 9단 vs 구쯔하오 9단(중) : 2승 4패

- 김승진 4단 vs 딩하오 9단(중) : 첫 대결

△ 11월 20일

- 김명훈 9단 vs 황윈쑹 9단(중) : 1패

- 김누리 4단 vs 롄샤오 9단(중) : 첫 대결

- 박정환 9단 vs 탄샤오 9단(중) : 13승 4패

- 한웅규 9단 vs 셰얼하오 9단(중) : 첫 대결

대국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쉬하오훙 9단. 대국도 가장 빨리 끝냈다. [바둑경제]

검토실에서 담소를 나누며 대국 검토를 하는 중국 선수들. 오른쪽 안경 쓴 이가 최정 9단을 격침시킨 셰얼하오 9단이다. 왼쪽 여자 선수는 저우훙위 7단. [바둑경제]

32강 둘째 날 2층 대국장 전경 [바둑경제]

대강당에 마련된 방송 중계 대국장 모습. [바둑경제]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저작권자 ⓒ 바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