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타이젬이 Kixx에 전반기 패배를 그대로 되갚았다. 컴투스타이젬은 5할 승률에 복귀했고, Kixx는 3연패에 빠졌다.
1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리그 6라운드 2경기에서 컴투스타이젬이 Kixx를 3:1로 눌렀다. 전반기 첫 경기에서 만나 Kixx에게 1:3으로 패했던 컴투스타이젬은 두 달 보름 만에 가진 리턴 매치에서 똑같은 스코어로 설욕에 성공했다.
전반기와 다른 오더로 맞선 이날 경기에서 컴투스타이젬은 1~3국을 모두 승리하며 일찌감치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지명 순위에 걸맞은 활약을 못하고 있는 안성준 9단(왼쪽)과 박진솔 9단. 난타전 끝에 박진솔 9단의 막판 착각으로 안성준 9단이 불계승했다. [한국기원]
이날은 주장인 안성준 9단의 활약이 컸다. Kixx의 2지명 박진솔 9단을 만나 20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었다. 최근 박진솔 9단에게 3연패 중이던 안성준 9단은 이날은 난타전 끝에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초반부터 상변에서 시작된 전투가 하변까지 이어지며 치열한 싸움 바둑이 전개됐다. 서로 실수를 주고받으며 팽팽하던 바둑은 안성준 9단이 하변 흑 대마를 잡으며 조금 앞서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앞을 알 수 없는 혼미한 형세.
그런데 여기서 박진솔 9단이 착각을 하며 한순간에 형세가 기울었다. 박진솔 9단이 우하변에서 째고 나온 흑 171이 패착이었다. 백은 당연히 막았고 흑이 바로 끊었지만 착각이었다. 중앙 일대 백 대마의 약점을 노린 것 같은데, 그야말로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백이 단수 치고 흑을 중앙으로 몰고 나오자 대책이 없었다. 흑 6점이 잡히면서 승부는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부진한 김승재 9단을 대신해 나온 Kixx의 김창훈 6단(왼쪽). 최재영 6단을 맞아 분투했지만 반집을 지며 리그 첫 승에 실패했다. [한국기원]
최재영 6단은 김창훈 6단을 만나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으나 중반 한때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상변에서 상대의 집을 쭈그러뜨리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끝내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반 집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안국현 9단을 이기며 난가리그 첫 10승을 올린 신진서 9단(오른쪽).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팀은 여전히 부진에 빠져 있다. [바둑TV]
Kixx는 신진서 9단이 안국현 9단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145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면서 영패를 모면했다. 안국현 9단은 초반 우변에서 조임을 당해 흐름을 넘겨준 후 너무 지키는 바둑만 두다가 무기력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팀은 패했지만 신진서 9단은 난가리그에서 첫 10승 고지에 오르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컴투스타이젬은 승점 3점을 획득해 승점 14점(5승 5패)으로 4위를 유지했다. Kixx는 승점 10점(4승 5패)으로 중위권과의 승점 차이가 4점으로 벌어졌다. 3위와는 6점까지 벌어져 포스트 시즌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승리의 주역인 컴투스타이젬의 안성준 9단(왼쪽)과 최재영 6단. 안성준 9단은 안형준 감독과 3시간의 면담을 통해 주장의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재영 6단은 "좋은 팀원들과 함께 하면서 제가 에너지를 다 빨아온 것 같다"고 좋은 성적의 배경을 전했다. [바둑TV]
신진서라는 절대 강자를 지명하면서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Kixx. 대다수가 최소한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문제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 현재까지도 Kixx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ixx의 고민은 신진서 9단의 뒤를 받쳐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2·3지명인 박진솔 9단(3승 7패), 김승재 9단(1승 7패)이 부진하면서 팀도 활력을 잃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대체할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4지명인 백현우 4단이 3승 4패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5지명인 김창훈 6단은 아직 승리가 없다(3패). 현재 감독 중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는 김영환 감독이 어떤 묘수로 난국을 헤쳐 나갈지 다음 수가 궁금해진다.
대국장을 찾은 대학생 서포터즈의 모습. [한국기원]
한편 이날 대국장에는 KB바둑리그에 새바람을 일으킬 든든한 지원군이 등장했다.
‘대학생 바둑 서포터즈’로 Kixx와 컴투스타이젬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중앙대학교 등 3개 대학의 서포터즈 30명이 바둑TV 스튜디오를 찾았다. 대학바둑연맹 소속 22개 대학의 학생들로 꾸려진 ‘대학생 바둑 서포터즈’는 앞으로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홍보를 맡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학생 서포터들이 검토실도 찾았다. [한국기원]
17일에는 포스코케미칼과 한국물가정보가 난가리그 6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한상훈-강동윤(4:8), 원성진-강승민(2:1), 강유택-조한승(3:7), 한우진-한승주(0:3)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이다. 사상 첫 양대 리그(난가리그-수담리그)로 운영하는 정규 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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