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속의 낯선 고독···美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시회 개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4. 20~8. 20

박정원 기자 승인 2023.04.19 16:28 의견 0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Edward Hopper: From City to Coast)’ 홍보물 [서울시립미술관]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드로잉, 판화, 유화, 수채화 등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4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2023년 해외 소장품 걸작전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Edward Hopper: From City to Coast)’를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세계적 명화들을 소개하는 해외 소장품 걸작전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 전시는 2019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다.

에드워드 호퍼는 현대인이 마주한 일상과 정서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화폭에 담아낸 대표적인 현대 미술 작가다. 무관심으로 흘려버리는 평범한 것들에 대한 시선과 고립·단절·소외의 정서는 현대인의 내면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 160여 점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산본 호퍼 아카이브(Sanborn Hopper Archive)의 자료 110여 점을 7개 섹션으로 나누어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살펴본다. 전시 제목인 ‘길 위에서’는 호퍼가 자주 방문했던 장소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호퍼가 작품을 성숙시켜 가는 여정을 의미하며, 나아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호퍼를 만나는 순간을 상징한다.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등 작가가 좋아했던 장소를 따라,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으로 회귀를 거듭하며 작품의 지평을 넓혀간 호퍼의 65년에 이르는 작품 세계를 돌아본다. 전시는 ‘에드워드 호퍼’,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조세핀 호퍼’, ‘호퍼의 삶과 업’의 7개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에드워드 호퍼 자화상’(왼쪽)과 ‘계단’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섹션은 호퍼의 자화상과 드로잉 등의 작품을 통해 학생 때부터 단계별로 성장해 가는 화가의 모습을 살핀다. 작가의 예술 세계에서 큰 영향을 미친 어린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표현하는 작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비스트로 또는 와인 가게’ [서울시립미술관]


당대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를 3번 방문한 호퍼는 야외 작업을 하며 빛의 효과에 대해 눈을 뜨고, 화폭을 사선이나 평행으로 가르는 대범한 구도의 작품을 시도한다. ‘파리’ 섹션에서는 인물의 개성을 빠르게 포착한 그림에서 생계를 위해 선택한 삽화가의 길이 그의 예술에 끼친 영향을 볼 수 있다.

‘밤의 창문’ [서울시립미술관]


‘뉴욕’ 섹션은 호퍼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이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호퍼는 화려한 도시 풍경보다 평범한 일상을, 고층 건물의 수직성보다 수평 구도에 관심을 가졌다. 또한 항해사를 꿈꾸며 자연스레 이동에 관한 모티프에 끌렸고, 고향에서 뉴욕으로 통학하며 받은 느낌은 도시와 자연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진다. 1915년부터 1923년까지 시도한 에칭에서는 명암의 대조, 시공간의 재구성, 미국적인 주제가 돋보인다.

‘석회암 채석장’ [서울시립미술관]


‘뉴잉글랜드’에서는 호퍼가 그린 뉴잉글랜드의 풍경은 평범해 보이지만, 아내 조세핀 호퍼를 만나며 시작한 수채화의 투명한 느낌으로 인해 변화무쌍한 자연을 고스란히 표현했으며 야외 작업은 깊이를 더한다.

30여 년간 매해 머물던 ‘케이프코드’는 에드워드 호퍼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장소다. 이곳과 관련된 작품에서 일상적인 장소에 대한 호퍼의 독특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이층에 내리는 햇빛’ [서울시립미술관]


‘조세핀 호퍼’는 호퍼 예술의 훌륭한 조력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했던 아내 조세핀 니비슨 호퍼에 대해 알아본다.

마지막 섹션인 ‘호퍼의 삶과 업’은 사진, 삽화, 작가의 말과 글, 다큐멘터리 등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소장품과 산본 호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예술과 삶의 행적을 따라가 본다.

전시는 유료로 진행되며 관객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을 위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전시와 연계해 강연과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며, 예매 및 관람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는 일반(만 24세 초과 ~ 만 65세 미만) 17,000원, 청소년(만 12세 초과 ~ 만 24세) 15,000원, 어린이(만 6세 초과 ~ 만 12세) 12,000원이다. 특별 요금(만 65세 이상, 만 4세 이상~만 6세 아동, 국가·독립유공자유족증 소유자 등)은 10,000원이다.

디지털 약자 및 전시장 내 적정 인원수를 고려해 당일 현장 구매도 일부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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