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자갑조리그] 김채영·김은지 첫 경기 무기력한 패배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5.18 00:12 의견 0

2023 중국여자갑조리그 첫 경기에 출전한 김채영 7단과 김은지 5단이 완패했다.

한서항공학교에 마련된 대국장에서 중국여자갑조리그 3라운드 경기를 하고 있는 김은지 5단(왼쪽)과 김채영 7단의 모습. [바둑TV]


17일 오후 한서항공학교에 마련된 대국장에서 온라인으로 연결해 열린 2023 중국여자갑조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김채영 7단은 판양 4단에게, 김은지 5단은 항샤오퉁 초단에게 각각 불계패했다.

그동안 을조리그에서 활동하다가 이번 시즌 갑조리그에 발탁된 김은지 5단은 이날이 데뷔전이었다. 갑조리그에 첫 출전해 전날 2라운드서 데뷔전을 치른 항샤오퉁 초단보다는 김은지 5단이 아무래도 몸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평소보다 승부를 서둘렀다.

중반에 접어들어 우상에서 먼저 공격을 걸어간 것이 단적인 예. 항샤오퉁 초단의 정확한 응수에 오히려 허를 찔렸다. 김은지 5단의 흑 대마는 겨우 두 집을 내고 살았지만 항샤오퉁 초단은 우변에 큰 집을 만들고 중앙도 두터워지면서 이른 시간에 크게 차이를 벌렸다.

흑이 위기에 빠지자, 열세에 놓일수록 상대방 흔들기로 난국을 돌파하는 김은지 5단 특유의 장기가 나왔다. 우변 백을 끊어서 백 4점을 잡고 우변 백 집도 모조리 깨는 전과를 올리며 20여 집 가까이 벌어졌던 차이가 4~5집까지 줄었다.

역전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은지 5단의 패착이 중앙에서 연이어 나왔다. 하변에서 백이 2선으로 밀고 들어올 때, 이에 응수하지 않고 중앙을 막고 이은 수(흑 147·151)가 문제였다. 백이 하변에서 수를 내 흑 3점이 잡히면서 차이가 다시 벌어졌다. 이후 100수 가까이 더 두었지만 승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262수 끝 백 불계승.

갑조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긴장한 모습으로 대국을 기다리고 있는 김은지 5단. [K바둑]


한편 김채영 7단은 판양 4단에게 194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중반 초입 무렵 좌중앙 공방에서 요석 흑 6점이 잡히면서 주도권을 넘겨준 후, 계속 백에게 몰리면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중앙 흑 대마가 모두 잡히면서 항복하고 말았다. 그동안 판양 4단에게 6승 1패로 압도적으로 강했던 김채영 7단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중국여자갑조리그에 네 번째 출전하는 김채영 7단. 지난 시즌까지 통산 16승 11패의 성적을 올렸다. [K바둑]


김채영 7단이 속한 장쑤 팀은 위즈잉 7단만 승리를 거둬 저장 팀에게 1:2로 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지만 2, 3라운드 연속해서 패배했다. 김은지 5단이 속한 상하이청일 팀도 1, 2라운드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푸젠 팀에게 1:2로 패했다.

2023 중국여자갑조리그는 3라운드를 마친 현재 항저우지운과 청두가 승점 6점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유진 9단이 속한 산시서해는 승점 4점(승수 7)으로 3위에 자리했다. 김채영의 장쑤는 승점 2점(승수 5)으로 5위, 김은지의 상하이청일도 승점 2점(승수 4)이지만 승리 대국 수가 적어 6위에 올랐다.

18일에 열리는 4라운드에는 오유진 9단이 속한 산시서해와 김채영 7단이 속한 장쑤가 맞대결을 펼친다. 오유진 9단이 리쓰쉬안 3단과 대결하고, 김채영 7단은 리허 5단과 만난다.

중국여자갑조리그는 10개 팀이 더블리그, 총 18라운드를 벌여 별도의 포스트 시즌 없이 우승 팀을 결정한다. 매 라운드 3:3 단체전을 벌여 승리 팀이 승점 2점을 가져간다. 외국인 선수는 최대 9경기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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