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대마킬러' 최정, 강동윤 대마 잡고 8강 안착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5.18 20:40 의견 0

GS칼텍스배 32강전에서 류민형 8단의 대마를 잡고 이겼던 최정 9단이 16강전에서도 대마 킬러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근 5연패의 부진을 끊는 통쾌한 승리였다.

최근 5연패를 하며 부진하던 최정 9단이 난적 강동윤 9단에게 완승을 거두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8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16강 6경기에서 최정 9단이 강동윤 9단을 173수 만에 흑 불계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동안 본선에는 23기 대회 때만 한 번 올라갈 정도로 GS칼텍스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최정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며 강동윤 9단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던 최정 9단은 이날도 중반 이후 강동윤 9단의 판단 착오를 틈타 일거에 승기를 잡았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어려운 전투가 벌어졌다. 우상에서 시작된 전투는 바둑판 오른쪽 반을 다 채우며 중반까지 이어졌다. 강동윤 9단의 백 대마가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며 하변까지 내려왔다. 서로 곤마인 우변의 흑 대마와 우중앙 백 대마의 싸움이었다. 승률 그래프는 백의 우세로 나왔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하변까지 서로 치고받으며 내려오다가 강동윤 9단이 백 86으로 하변 백 1점을 살려 나왔을 때가 승부의 고비였다. 백 대마의 중간 허리가 끊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하변을 살렸다는 것은, 상변 대마를 포기하고 대신 큰 곳을 먼저 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인공지능도 이러한 판단이 옳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강동윤 9단의 판단력이 일순간 흐려졌다. 갑자기 노선을 변경해 중앙 흑 8점을 잡고 상변 대마를 살리는 길을 택했는데 이것이 좋지 않았다. 우하변 백 대마는 물론 우변까지, 사석 수가 21개에 달하는 대마가 잡히면서 주도권이 완전히 흑으로 넘어갔다.

강동윤 9단은 상변 흑 대마를 잡으면서 추격에 나섰지만 우변과 하변 일대 거대한 흑의 실리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동윤 9단(왼쪽)과 최정 9단의 16강전 모습.


최정 9단은 "최근 부진했는데 이기고 싶던 대회에서 연패를 끊게 돼 기쁘다. 최고 성적을 경신해 보고 싶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렵긴 했지만 나쁜 적은 없었다고 생각했고, 우변을 잡았을 때는 확실히 이겼다고 봤다"고 오늘 경기를 돌아봤다.

최정 9단은 8강에서 신민준 9단과 만난다. "신민준 선수가 항상 저를 만나면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고(웃음)... 전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19일에는 16강전 7경기로 박정환 9단과 설현준 8단의 경기가 열린다. 상대 전적은 박정환 9단이 2승 1패로 앞서 있다.

매일경제신문·MBN·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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