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퓨처스리거 유오성의 끝내기 재역전···수려한합천 준PO 1차전 승리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5.26 09:03 의견 0

이번 시즌 바둑리그 우승을 향한 6개 팀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2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담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수려한합천이 울산고려아연을 3:1로 물리쳤다.

수려한합천 승리의 주역 박정환 9단(왼쪽)과 유오성 7단. 박정환 9단은 선제점을 올렸고, 유오성 7단은 마지막 결승점을 올렸다. [바둑TV]


수담리그 3위로 올라온 울산고려아연은 하위 팀 핸디캡에 따라 1차전에 한해 1~5국까지 출전할 선수 오더를 미리 공개했다. 최정 9단이 장고판인 1국에 나서고, 주장인 신민준 9단부터 박현수 5단, 윤준상 9단, 홍무진 6단의 순서로 2~5국의 선수를 배치했다.

수려한합천은 최정 9단의 상대로 박영훈 9단을 내세웠고 박정환 9단을 신민준 9단, 박종훈 6단을 박현수 5단 상대로 출전시켰다. 상대 전적 등을 고려해 적합한 상대를 골라 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상위 팀 수려한합천의 어드밴티지다.

선제점은 수려한합천의 몫이었다. 주장전으로 맞선 2국에서 박정환 9단이 신민준 9단에게 16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었다. 하변 패싸움 후 신민준 9단이 하변 백 대마의 뒷맛을 노리다가 좌중앙 백 5점에 대한 공격을 늦춘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공격을 당해야 했을 백돌들이 오히려 중앙에서 흑 5점을 잡으며 박정환 9단이 승세를 굳혔다.

박정환 9단(왼쪽)과 신민준 9단의 주장전 모습. 중반 신민준 9단의 느슨했던 한 수(흑 119)가 승부를 갈랐다. [한국기원]


수려한합천은 박종훈 6단이 박현수 5단을 이기며 2:0으로 앞섰다.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앞서고 있던 박종훈 6단이 큰 어려움 없이 승리했다.

하위 팀 오픈 오더에 대한 상위 팀 맞춤 오더의 이점이 잘 드러난 한판이었다. 상대 전적에서 훨씬 앞선 박종훈 6단(오른쪽)이 박현수 5단을 눌렀다. 상대 전적 6승 1패의 절대 강세. [한국기원]


남은 세 판 중 한 판이라도 지면 1차전을 내주게 될 위기에 몰린 울산고려아연은 1국 장고판에 나선 최정 9단이 박영훈 9단을 이기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바둑리그에서 두 번 만나 1승씩을 나눠 가졌지만 이날은 최정 9단이 완승을 거뒀다. 전투에 강한 최정 9단을 상대로 박영훈 9단이 너무 엷게 국면을 운영한 게 잘못이었다. 최정 9단에게 계속 공략당하며 함 한번 못쓰고 완패했다.

장고판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최정 9단(왼쪽)이 박영훈 9단에게 완승을 거두고 완봉패의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그러나 팀이 4국에서 패하며 빛 바랜 승리가 됐다. [한국기원]


수려한합천은 울산고려아연 윤준상 9단이 출전한 4국에 상대 전적에서 2승으로 앞서고 있는 유오성 7단을 내보냈다. 마지막 4국은 양 팀의 검토실을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했을 정도의 난전이었다.

초반 유오성 7단이 크게 유리했던 바둑을 좌하 패를 양보하며 역전당했고, 이후 서로 실수를 주고받으며 접전을 벌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윤준상 9단이 차이를 벌리며 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리를 눈 앞에 두었던 윤준상 9단이 초읽기에 몰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오성 7단이 좌중앙 패로 판을 흔들었고, 패싸움 끝에 우변에서 흑 대마를 잡는 수를 만들었다. 계속해서 유오성 7단은 대국 초반부터 화약고로 남아있던 좌하귀 흑 대마를 잡는 패를 결행해 흑을 압박했다. 팻감이 없던 윤준상 9단은 좌하귀 패를 해소할 수밖에 없었고, 유오성 7단이 우변 흑 대마를 잡으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승률 그래프가 춤을 추었던 마지막 4국에서 유오성 7단(왼쪽)이 윤준상 9단에게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패싸움으로 점철됐던 난국이었다. [한국기원]


수려한합천은 유오성 7단의 극적인 재역전승에 힘입어 3:1로 울산고려아연을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져가면서 플레이오프를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수려한합천은 26일(금) 저녁에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다.

디펜딩 챔피언 수려한합천이 준PO 1차전을 승리하며 바둑리그 2연패를 향한 첫 단추를 잘 뀄다. 수려한합천 검토실 모습. 오른쪽 맨 위가 고근태 감독. [한국기원]


2022-2023 KB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플레이오프 탈락 팀 4000만 원, 준플레이오프 탈락 팀 2000만 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는 1200만 원, 패한 팀에는 600만 원의 대국료를 차등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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