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지] 이번엔 김은지가 웃었다···최정 꺾고 기선 제압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8.22 20:38 | 최종 수정 2023.08.22 20:45 의견 0

2개 기전의 우승을 놓고 2연속 결승 3번기를 치르는 최정과 김은지의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결승 6연전의 출발이었던 IBK기업은행배 결승 1국에서 최정 9단이 이겼고,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결승 1국에서는 김은지 6단이 승리하며 바로 반격했다.

결과도 그렇지만 내용 면에서도 어느 한쪽으로 쏠림이 없이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은지 6단은 그동안 3관왕에 올랐지만 모두 최정 9단이 없었던 대회였다. 이번 최정 9단이 참가한 대회에서 첫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바둑경제]


22일 오후 경기도 판교에 있는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 결승 3번기 1국에서 김은지 6단이 최정 9단에게 234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결승 1국을 이긴 김은지 9단은 한 판만 더 이기면 효림배, 난설헌배, 루키바둑영웅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결승 2국은 25일(금)에 속개되며, 동률이 될 경우 3국은 9월 9일(토)에 열린다.

지난 IBK기업은행배 결승 1국에서도 흑번으로 시작했던 최정 9단은 닥터지 결승에서도 흑번으로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최정 9단이 달아나면 김은지 6단이 쫓아가는 흐름이 반복되다 후반 최정 9단이 중앙에서 결정타를 놓치며 김은지 6단에게 역전패했다.

최정 9단은 첫 승부처였던 좌중앙에서 김은지 6단의 실착(백 96)을 틈타 추격을 따돌렸지만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해 차이가 미세해졌다. 그러나 김은지 6단이 좌하귀 2선에 침입해 귀에서 사는 수를 내려고 했을 때, 최정 9단이 흑 3점을 포기하고 선수를 잡는 선택을 하면서 다시 흑이 우세를 잡았다.

선수를 잡은 최정 9단이 백의 중앙 모양을 깨기 위해 흑 149를 두었는데, 이 수가 완착이었다. 백을 강하게 압박하기에는 어정쩡한 수가 됐고, 김은지 6단이 상변을 틀어막고 우상변을 지키면서 형세는 역전됐다. 이어 좌변에서 백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최정 9단은 초중반까지는 완벽하게 국면을 이끌었지만 "후반 중앙에서 느슨하게 둔게 패착이 됐고, 그 결과 백이 우변 큰 자리를 차지하면서 김은지 6단이 손쉽게 이기게 됐다"는 것이 국후 분석이었다(박지은 9단).

최정 9단(오른쪽)과 김은지 6단의 결승 1국 대국 모습. [바둑경제]


김은지 6단은 "초반에 바꿔치기를 했을 때 안 좋다고 생각했다. 우변(흑 기준 좌변)에서 공격하면서 이득을 많이 본 것 같다. 마지막까지 미세해서 계속 승리를 확신하지는 못했다"고 돌아봤다.

김 6단은 결승에 대비해 "평소처럼 인공지능으로 많이 연구했다"고 밝히고, "배운다는 자세로 결승 2국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22일 현재 한국기원 소속 기사 중 가장 많은 102국을 소화하고 있는 김은지 6단. "시합이 많은 것은 감사한 일이기 때문에 버겁지는 않다"고 말했다. [바둑경제]


최정 9단은 "초반에는 약간 득을 봤다고 생각했고, 좌변 타개하는 과정에서 약간 착각이 있어서 나빠진 것 같다. 나중에는 나쁘기는 한데 중앙 전투에서 좀더 득을 보는 수가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 9단은 이어 "처음에는 저보다 많이 후배와 두는 것이 처음이라 부담이 많이 됐다. 그러나 이미 굉장히 강한 기사이기 때문에 그때처럼 많이 부담스럽지는 않아서 남은 대국은 편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 9단과 김은지 6단은 23일(수) IBK기업은행배 결승 2국에서 결승 6번기 중 세 번째 경기를 펼친다.

한참 어린 후배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 최정 9단. 어떤 반격 카드를 준비할지 궁금하다. [바둑경제]

최정 9단(오른쪽)이 결승 3번기의 첫 수를 착점하고 있다. [바둑경제]


(주)고운세상코스메틱이 후원하고 한국기원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2023 닥터지 여자 최고기사 결정전의 제한 시간은 각자 100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우승·준우승 상금은 지난해보다 각각 500만 원씩 증액된 3500만 원과 15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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