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여자바둑리그] 김상인이 덮은 허서현의 허망한 실수···부광약품 4위 도약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9.15 09:16 | 최종 수정 2023.09.15 09:41 의견 0

4라운드부터 4연승의 기세를 타다 2연패하며 주춤했던 서울 부광약품이 연패를 끊고 중위권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승부 판이 된 김상인 3단(왼쪽)과 김주아 3단의 3국 대국 모습. 3지명인 김상인 3단은 올해 6승 2패로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기원]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에서 서울 부광약품이 부안 붉은노을을 2:1로 물리쳤다.

중위권 탈출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이날 경기에서 서울 부광약품은 정유진 4단이 후지사와 리나 6단을 꺾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초중반부터 서로 리드를 주고받으며 접전을 벌인 두 선수는 막판 좌중앙에서 큰 전투를 벌였다. 서로의 대마 사활이 얽힌 치열한 전투 끝에 정유진 4단이 후지사와 리나 6단의 거대한 좌변 백 대마를 잡으며 승리했다. 201수 끝, 흑 불계승.

후지사와 리나 6단(왼쪽)과 정유진 4단의 대국 모습. 정유진 4단이 전반기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기원]

이번 시즌 3연패→3연승→2연패의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유진 4단. 후지사와 리나라는 대어를 낚고 2지명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기원]


서울 부광약품은 허서현 4단이 김다영 5단에게 크게 앞서며 일찍 팀 승리를 확정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승리를 코앞에 두고 허서현 4단이 좌변에서 통한의 실수(백 172)로 백돌이 잡히면서 허망하게 역전패했다.

백 172로 젖힌 수가 문제의 한 수.

흑 173으로 백 7점이 잡히며 바로 역전된 상황.

[참고도] 백 1로 내려서는 수가 정수였다. 위 아래 흑이 양 자충이 되어 위의 흑 4점이 잡힌다.

바로 실수를 확인한 허서현 4단이 괴로워하는 모습. [바둑TV]

이긴 김다영(오른쪽)이나 진 허서현 모두 찝찝하기는 마찬가지. 대국 후 복기하는 두 선수의 모습이 침울하다. [한국기원]


이로써 양 팀 스코어는 1:1이 됐고, 부광약품 김상인 3단과 부안 김주아 3단이 맞붙은 3국이 승부 판이 됐다.

전투형 바둑에 수읽기가 밝은 두 선수의 기풍에 걸맞게 초반부터 좌변에서 큰 싸움이 붙었다. 좌변 전투에서 부분적으로는 김주아 3단이 이득을 봤지만, 대신 김상인 3단은 상변 일대에 큰 세력을 만든 후 이를 거의 모두 집으로 지으면서 큰 차이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중앙 백 대마에 대한 김주아 3단의 공격이 실패하면서 승부는 결정됐다. 216수 끝, 백 불계승.

자칫 넘어갈 뻔했던 팀 승리를 지킨 김상인 3단. 주장 허서현 4단의 실수를 말끔하게 씻었다. [한국기원]


승리한 서울 부광약품은 5승 5패(개인승 16)를 기록하며 4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패한 부안 붉은노을도 5승 5패(개인승 15)로 동률이 됐지만 개인승에서 1승이 뒤져 5위로 내려앉았다.

15일에는 서귀포 칠십리와 보령 머드의 10라운드 2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유주현-최정(0:3), 이서영-고미소(0:0), 조승아-박소율(2:2)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3판 다승제 14라운드 더블리그(총 56경기, 168대국)로 정규 리그를 펼치며, 상위 4개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 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이며, 상금과 별도로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가 주어진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장고는 각자 40분에 추가 시간 20초, 속기는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씩이다.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팀 순위.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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