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여자바둑리그] "최정은 진땀승 거뒀지만..."···서귀포 칠십리, 선두 복귀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9.16 09:22 | 최종 수정 2023.09.16 09:34 의견 0

최정 9단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보령 머드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3·4지명의 성적이 너무 저조하다보니 2지명 박소율 3단도 부담을 가지는 모양새다. 반면 서귀포 칠십리는 새내기 이서영의 분전으로 다시 선두권 경쟁의 동력을 얻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의 복덩이 이서영 초단. 전반기 막판에 합류해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승 1패의 준수한 활약. [한국기원]


15일 저녁 바둑TV에서 열린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0라운드 2경기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보령 머드를 2:1로 물리쳤다.

이날도 보령 머드는 '최정 9단만 이기고, 나머지는 지는' 익숙한 공식을 되풀이했다. 반면 서귀포 칠십리는 대체 선수로 들어 온 이서영 초단이 예상 외의 활약을 해주며 선두권에서 경쟁을 이어 가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는 이서영 초단이 보령의 고미소 초단에게 흑 불계승을 거두고 선제점을 올렸다. 8라운드부터 김윤영 5단을 대신해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이서영 초단은 세 경기에서 2승을 올리며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날도 고미소 초단을 상대로 초반부터 차이를 벌리며 낙승을 거뒀다.

고미소 초단(왼쪽)과 이서영 초단. 고미소 초단은 이날 패배로 1승 8패가 됐다. 꾸준히 출전하고 있지만 대국 내용도 결과도 좋지 않다. [한국기원]


보령 머드는 최정 9단이 유주현 2단을 이기며 1:1로 균형을 맞췄지만 3국에서 서귀포의 조승아 6단이 박소율 3단을 물리치면서 서귀포 칠십리의 승리가 확정됐다.

최정 9단은 유주현 2단에게 넉넉하게 앞서 가다가 좌변에서 위기를 맞았다. 마지막 남은 좌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주현 2단의 반격을 맞아 좌하귀와 좌변 흑 대마가 엷어지면서 갑자기 바둑이 미세해졌다. 그러나 시간에 쫓긴 유주현 2단이 제대로 수읽기를 하지 못하면서 최정 9단이 좌변 백 4점을 잡고 위기에서 빠져나와 승리를 거뒀다.

최정 9단(오른쪽)과 유주현 2단. 최정 9단이 무난히 이길 것 같던 경기가 후반에 큰 풍파가 일어나며 이변이 생길 뻔했다. [한국기원]

'최정'답지 않은 마무리로 잔땀승을 올린 최정 9단. [한국기원]

경기 막판 최정 9단의 실수를 틈타 역전승의 기회까지 잡았던 유주현 2단.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초읽기에 몰려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한국기원]


조승아 6단도 좌상에서 실수를 하며 우세한 형세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박소율 3단이 너무 얌전한 행마로 공격에 실패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승리를 지켰다.

조승아 6단(왼쪽)과 박소율 3단. 좌상 공방에서 박소율에게 기회가 왔지만 소극적인 공격으로 잡지 못했다. [한국기원]

월간 세리머니 1위를 차지한 조승아 6단의 승리 세리머니. [한국기원]


서귀포 칠십리는 이날 승리를 거두면서 7승 3패로 다시 잠정적으로 선두에 복귀했다. 17일 H₂DREAM 삼척과 포항 포스코퓨처엠의 대결에서 승리한 팀이 개인 승수에서 앞선 단독 1위가 된다.

한국여자바둑리그는 여수 투어가 15일에 치러졌기 때문에 16일 하루를 쉬고 17일에 포항 포스코퓨처엠과 H₂DREAM 삼척의 1, 2위 대결이 벌어진다. 대진은 김선빈-김은선(1:5), 김혜민-김채영(6:10), 김경은-김수진(4:3)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전반기에는 포항 포스코퓨처엠이 2:1로 승리했다. 리턴 매치는 없다.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3판 다승제 14라운드 더블리그(총 56경기, 168대국)로 정규 리그를 펼치며, 상위 4개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 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이며, 상금과 별도로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가 주어진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장고는 각자 40분에 추가 시간 20초, 속기는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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