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전] 또 이변···이번에는 김은지가 신민준 이겼다
신해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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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0 17:31 | 최종 수정 2023.09.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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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기 명인전이 상위 랭커의 무덤이 되고 있다. 랭킹 1위 신진서 9단에 이어 이번에는 4위 신민준 9단이 66위 김은지 6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20일 오후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승자조 8강에서 김은지 6단이 신민준 9단에게 19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날 신민준 9단의 패인은 초반 포석의 실패였다. 누구보다 인공지능 포석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김은지 6단을 상대로 우상귀에서 가장 어려운 포석을 들고나왔다. 서로 연구된 포석으로 순식간에 진행됐다.
그러나 신민준 9단의 연구보다 김은지 6단의 연구가 더 잘되어 있었다. 김은지 6단이 흑 81로 장문을 씌우자 신민준 9단의 장고가 시작됐다. 여기까지는 연구가 안 되어 있었는지 신민준 9단의 손길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이후 흑 87까지 우상 백 대마가 잡혔고 주도권은 완전히 흑으로 넘어가 버렸다. 대국 후 김은지 6단은 백이 버리는 포석 진행이라고 했지만 신민준 9단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
이후부터는 완벽한 김은지 6단의 페이스. 신민준 9단은 초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차이만 더 늘어났다. 마지막에는 수상전 끝에 김은지 6단이 좌중앙 백 대마까지 잡으며 처음으로 종합 기전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김은지 6단은 "사실 오늘 이기기보다는 배운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이기게 돼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하면서 승부의 분수령이 된 초반 포석에 대해서는 "백이 버리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그 다음 수순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6단은 "한 판이라도 더 이기고 싶다"는 말로 4강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은지 6단은 변상일-박종훈의 8강전의 승자와 4강에서 대결한다. 패자조로 떨어진 신민준 9단은 나현 9단과 대결을 펼친다.
한편 신진서 9단과 신민준 9단 등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들이 저조한 경기 내용을 보이면서 금메달 획득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바둑 대표팀은 일주일 정도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00분,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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