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기성전] "후반 집중력 빛났다"··· 김혜민, 오유진 누르고 4강 합류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11.22 00:01 의견 0

김혜민 9단이 오랜만에 여자기성전 4강에 올랐다. 2019년 3회 대회 이후 계속 8강에서 탈락하다가 4년 만에 8강 벽을 넘었다. 특히 오유진 9단을 상대로 2021년부터 시작된 4연패를 끊어낸 것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감기로 대국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김혜민 9단(오른쪽). 여자기성전에서 2회 대회 준우승, 3회 대회 3위를 기록했다. [바둑TV]


2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 본선 8강전 4경기에서 김혜민 9단이 오유진 9단을 193수 만에 흑 불계로 꺾었다.

이날 대국은 오유진 9단이 시간 관리에 실패한 경기였다. 좌변에 큰 모양을 차지하며 국면을 리드하면서도 지나치게 신중한 착점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반면 김혜민 9단은 열세에 놓인 중반부터 과감한 수를 연이어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다. 상변 흑 대마가 미생이었지만 과감하게 손을 빼고 우하변을 잡았다. 그리고 오유진 9단의 느슨한 공격으로 상변 흑 대마가 타개가 되자 바로 좌변 백 모양 허물기에 들어갔다.

초읽기에 몰리자 오유진 9단은 많이 흔들렸다. 반면 김혜민 9단은 침착했고, 좌상변 흑 5점을 버리는 대신 백 3점을 잡으면서 좌하변을 손에 넣는 바꿔치기로 확실한 우세를 잡았다. 이후에도 백의 추격에 김혜민 9단은 정확하게 응수했고, 오유진 9단은 우하변에서 수를 내려다 실패하자 바로 돌을 거두었다.

김혜민 9단(오른쪽)과 오유진 9단의 대국 모습. 김혜민 9단이 지긋지긋한 연패 사슬을 4년 만에 끊었다. [바둑TV]


대국 후 김혜민 9단은 "감기에 걸렸는데 바둑 둘 컨디션은 된다"면서 "포석에서 느리게 둬서 나빴던 것 같다. 중반에 좌변에서 만만치 않은 모양에서 잘됐다"고 말했다.

김혜민 9단이 마지막으로 4강에 합류하면서 최정-김채영, 김혜민-김은지의 4강 대진이 완성됐다. 다음주 월요일(27일)에 최정-김채영, 화요일(28일)에 김혜민-김은지의 4강전이 열린다.

김은지 8단과 대결하는 김혜민 9단은 "김은지 선수가 한참 후배지만 지금은 제가 도전하는 입장이어서 마음은 편할 것 같다. 오랜만에 기성전 4강에 올라온 만큼 후회 없는 바둑을 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대 전적은 김혜민 9단이 3승 4패로 열세다.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 본선 대진표


해성그룹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의 우승 상금 5000만 원, 준우승 상금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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