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배] "기사회장보다는 바둑 두는 게 편하다"···한종진, 23년 만에 만난 권효진에 역전승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29 21:18 | 최종 수정 2024.03.29 21:22 의견 0

시니어 바둑 최강자를 가리는 대주배에 첫 출전한 한종진 9단이 본선 첫판을 이기며 8강에 진출했다. 특히 전기 대회 준우승자인 권효진 8단을 이겨 의미가 컸다.

대국을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 한종진 9단(왼쪽)과 권효진 8단 [K바둑]


29일 오후 경기도 판교에 있는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1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16강전 3경기에서 한종진 9단이 권효진 8단에게 203수 만에 백 8집 반을 이겼다.

두 선수의 공식 대국은 2001년 11월 제7회 LG정유배 예선이 가장 마지막이었다. 무려 23년 만에 공식 대국에서 마주 앉았다. 상대 전적은 한종진 9단이 3승 1패로 앞서 있지만 워낙 오래전 기록이라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오히려 최근 성적은 지난 대주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권효진 8단이 훨씬 좋았다.

권효진 8단의 흑번으로 시작된 경기는 중반까지 권 8단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흑은 도처에 실리가 많있고, 백은 확실한 집이 없었다. 흑의 승률 그래프가 계속 90% 언저리에서 왔다갔다할 정도로 우세한 형세였다.

그러나 권효진 8단이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서 엄청난 반전이 일어났다. 중앙 대마 싸움에서 권효진 8단이 중앙 대마를 방비한 흑 129가 악수가 됐다. 백이 바로 좌변 흑의 뿌리를 끊었고, 이로 인해 우중앙에서부터 좌변까지 쫓겨온 백 대마가 완생했다. 게다가 백이 하변과 상변의 큰 곳을 연달아 차지하면서 형세가 역전됐고, 끝내기까지 한종진 9단이 손바람을 내면서 큰 차이로 승리했다.

기사협회장인 한종진 9단은 1979년생으로 올해부터 대주배 출전 자격이 생겼다. [K바득]


한종진 9단은 "처음부터 전투가 벌어져서 제가 생각하는 최선의 수를 두려고 했다"면서 "좌상귀 쪽 4점을 잡았을 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주배에 처음 출전한 한종진 9단은 "첫판을 이겼으니까, 강자와 만날 다음 판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종진 9단은 최명훈 9단과 조혜연 9단의 16강전 승자와 8강에서 만난다.

한편 이어 벌어진 16강전 4경기에서 서봉수 9단이 대국 상대인 안조영 9단의 불참으로 쑥스러운 기권패를 거두며 8강에 합류했다.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대국 시작 시간에 15분이 늦으면 바로 기권패 처리된다.

서봉수 9단(왼쪽)이 홀로 대국장을 지키고 있다. 결국 안조영 9단이 오지 않아 기권패로 처리됐다. [K바둑]


TM마린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11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은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 중 45세 이상(1979년 이전 출생자) 남자 기사와 30세 이상(1994년 이전 출생자) 여자 기사가 출전한다.

우승 상금은 15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제한 시간과 초읽기를 모두 소진 후에는 벌점 2집이 공제된다.

제11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본선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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