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레 3단의 연승 행진이 '8'에서 멈췄다.
스미레 3단의 연승을 중단시킨 선수는 엄동건 2단. 신진서 9단과 같은 2000년생으로 작년 3월 일반 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한 늦깎이다. 출발은 좀 늦었지만 매서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KB바둑리그에서 마한의심장 영암 팀에 5지명으로 선발됐고, 통산 승률은 70.59%를 기록하고 있다. 스미레 3단을 이기면서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다.
엄동건 2단(왼쪽)이 스미레 3단을 꺾고 이붕배 4강에 올랐다. [K바둑]
엄동건 2단은 2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 8강 2경기에서 스미레 3단을 2: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엄동건 2단의 흑번으로 진행된 1국은 초반에 승부가 결정됐다. 좌상에서 일어난 첫 공방에서 스미레 3단이 이상 감각을 보이며 백 대마가 겨우 살아가면서 50여 수가 지날 무렵부터 흑이 90%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엄동건 2단이 좌변 백 대마를 계속 공격해 중앙에 두터운 세력을 만들었다. 스미레 3단이 중앙 흑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가 오히려 상변과 중앙의 대마가 잡히며 돌을 던졌다. 153수 끝, 흑 불계승.
바로 이어진 2국에서 스미레 3단은 흑번으로 1국과 달리 중반까지 팽팽하게 잘 둬 갔다. 그러나 엄동건 2단이 중앙 흑의 약점을 잘 찔러 들어가 중앙 흑 대마를 잡고 바로 승부를 끝냈다. 2국도 158수의 단명국이었다.
프로 입단 후 첫 방송 대국을 가진 엄동건 2단(왼쪽) [K바둑]
아쉽게 연승 행진이 무산된 스미레 3단. 목표였던 4강 진출도 실패했다. [K버둑]
엄동건 2단은 "형세 판단이 정확히 잘 되지 않았다. 서로 큰 차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 대마를 엮어 갔을 때 됐다고 느꼈다"면서 "초반 시간 안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초반에 쉬운 자리는 되도록 빨리 칙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엄 2단은 "목표는 항상 우승으로 잡고 있지만, 너무 생각하다 보면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편안하게 두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엄동건 2단은 오늘 1국은 만족, 2국은 80점 정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바둑]
2022년 이후 입단자(49명)와 나이 어린 기사(7명)를 대상으로 하는 신예 기전인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은 예선을 통과한 7명의 선수와 본선 시드를 받은 김은지 9단 등 8명이 8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특히 이번 대회 본선은 단판 승부로 진행했던 전기 대회와 달리 매 라운드 3번기로 진행된다. 대국 종료 15분 뒤 다음 대국을 속개해 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삼원일모와 이붕장학회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의 우승 상금은 1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각자 5분에 추가 시간 20초씩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