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예선] 0.8%의 승률을 뒤집은 최정···스미레는 허영호에게 막판 역전패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4.15 21:57 | 최종 수정 2024.04.15 22:07 의견 0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국내 선발전이 14일부터 한국기원에서 열렸다.

이번 국내 선발전에는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 238명과 아마추어 선발전을 통과한 8명 등 총 246명이 7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35:1의 경쟁을 펼친다.

최정 9단(왼쪽)의 저력 있는 '한방'이 돋보인 대국이었다. 송규상 7단(오른쪽)은 대어를 낚기 일보 직전에 미끄러졌고, 상대 전적에서 최정 9단이 2승으로 앞섰다. [바둑TV]


15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방송 대국으로 열린 최정 9단과 송규상 7단, 스미레 3단과 허영호 9단의 경기는 두 판 모두 막판에 대역전하는 극적인 승부가 연출됐다.

특히 최정 9단은 1%도 안 되는 승률에서 기적적으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송규상 7단이 초반부터 리드를 잡아 후반까지 90%가 넘는 승률로 일방적으로 앞서면서 최정 9단의 패색이 짙어졌다. 사실상 돌을 던질 타이밍을 찾을 만한 상황에서 최정 9단의 승부 감각이 빛을 발했다.

송규상 7단이 우상귀 수읽기를 위해 시간 연장책으로 좌변에 둔 흑 179에 대해 이를 받지 않고 우상귀에 가일수를 하면서 판 전체가 흔들렸다. 송 7단은 흑 179가 좌중앙 백 대마 전체 사활이 걸리는 선수로 생각했지만, 최정 9단에게는 백 182의 맥점이 준비돼 있었다. 이 수로 좌변 위아래의 백 대마가 절묘하게 연결되는 방법이 있었던 것. 흔들린 송규상 7단이 문제의 발단이었던 우상귀에서 잘못된 길로 가면서 최정 9단이 대역전했다.

허영호 9단(오른쪽)이 고전 끝에 스미레 3단에게 1집 반 신승을 거뒀다. [바둑TV]


한편 허영호 9단과 스미레 3단의 경기는 대국 내내 앞섰던 스미레 3단이 후반에 허영호 9단의 거센 추격을 받아 우상에서 패가 생기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하변을 막았던 백 186으로 우상 백 대마의 연결을 확실하게 해 두었더라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스미레 3단이 스스로 약점으로 생각하는 후반 마무리의 문제가 드러난 한판이었다.

한편 이날 벌어진 2회전에서는 큰 이변 없이 대부분의 상위 랭커가 3회전에 올랐다. 아마추어 선발전을 통과한 8명의 아마추어 선수 중에는 김상영 선수만 3회전에 진출했다.

제29회 LG배 국내 선발전은 19일(금)까지 진행된다.

한국기원 2층에 마련된 LG배 국내 선발전 대국장 모습 [바둑TV]


한국은 이번 대회에 13명의 대표 선수가 출전한다. 전기 대회 우승자 신진서 9단과 준우승자 변상일 9단이 전기 시드로 본선에 직행했고, 박정환·신민준 9단이 랭킹 시드, 박건호·원성진 9단이 국가대표 상비군 시드로 본선에 올랐다.

중국은 국가 시드 2명과 자국 선발전 4명 등 6명이 출전하고, 일본은 국가 시드 2명, 선발전 1명 등 3명, 대만은 국가 시드로 1명이 본선에 진출한다.

와일드카드 1명은 각국 출전자가 결정된 후 발표된다.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은 5월 1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0일 24강, 22일 16강이 차례로 벌어진다. 8강은 9월 30일, 4강은 10월 2일 열리며, 결승전은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지난 대회에서는 신진서 9단이 변상일 9단을 2:0으로 꺾고 대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이 13회로 가장 많고, 중국 12회, 일본 2회, 대만이 1회 우승을 기록했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국내 선발전의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 초읽기 40초 5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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