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신진서 vs 리쉬안하오 16강 격돌···한국 첫날 3승 5패 부진

안성준·한승주·김정현, 16강 진출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5.29 18:16 | 최종 수정 2023.05.29 21:59 의견 0

4년 만의 대면 대국으로 열린 제28회 LG배 첫날 24강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출전 선수 8명 중 안성준·한승주 9단과 김정현 8단이 16강에 진출했고, 5명은 탈락했다. 중국은 24강전에서 4승 1패의 절대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 마련된 LG배 24강전 대국장 모습.


29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24강전에서 안성준 9단은 일본의 쉬자위안 9단에게 222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초반 우세한 바둑이 중반 한때 역전당하기도 했으나, 좌변과 우중앙 패싸움을 통해 좌하 백대마가 잡히는 대신 좌상과 우중앙 흑 대마를 잡아 재역전에 성공하면서 16강에 골인했다.

안성준 9단(왼쪽)과 쉬자위안 9단의 대국 모습.


LG배 본선에 처음 이름을 올린 한승주 9단 역시 대만의 라이쥔푸 8단에게 18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중반까지 리드를 당하다가 중앙 백 대마를 몽땅 잡고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한승주 9단(왼쪽)이 라이쥔푸 8단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바둑리그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낯익은 라이쥔푸 8단은 흔들기에 강한 한승주 9단의 반격에 말려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경기를 했던 김정현 8단은 중국의 리웨이칭 9단에게 310수 끝에 백 불계승했다. 중국의 다크호스 리웨이칭 9단을 맞아 시종 침착하게 반면을 운영한 김정현 8단은 중반 중앙 흑 3점을 잡으면서 흐름을 확실하게 가져왔다. 이어 후반 우변에서 흑 4점을 잡고 승기를 굳혔다. 리웨이칭 9단은 차이가 많이 벌어진 후에도 끝까지 두다가 계가 직전 돌을 거두었다.

김정현 8단(오른쪽)이 LG배 본선에서 첫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22회 대회에서 처음 본선에 올라 32강전 첫 경기에서 패했던 김정현 8단은 이번이 두 번째 LG배 본선 진출이었다.

반면 한태희 7단은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중국의 미위팅 9단을 초반부터 큰 차이로 리드를 해 대회 최대 이변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후반 하변 흑 대마가 잡히며 아쉽게 역전패했다.

한태희 7단(왼쪽)과 미위팅 9단.

또한 관심을 모았던 김명훈 9단과 왕싱하오 8단의 대결은 왕싱하오 8단의 불계승으로 끝났다. 2004년생으로 중국 바둑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는 왕싱하오 8단과 국내 랭킹 5위 김명훈 9단은 시종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왕싱하오 8단이 미세하게 계속 우세한 흐름이었다.

김명훈 9단이 상변 백 대마의 약점을 공략하면서 역전의 흐름을 타기도 했지만 중앙 흑 3점이 끊기면서 백에게 다시 리드를 허용했다. 마지막에 상중앙에서 패를 하면서 우변 백 대마를 공격하며 버텼지만 팻감이 없었다. 우변 백 대마가 살면서 승부는 끝이었다.

김명훈 9단(왼쪽)과 왕싱하오 8단이 대국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경기 기록은 김은지 5단이 맡았다.

메이저 세계 대회 본선에서 첫 대국을 하고 있는 박상진 7단(왼쪽). 중국의 강자인 구쯔하오 9단을 맞아 초반 선전했지만 중반 이후 주도권을 내주며 완패했다.

신진서 9단과의 춘란배 대결 이후 한국 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리쉬안하오 9단(왼쪽). 안국현 9단이 선전했지만 느슨한 반면 운영으로 패했다.

설현준 8단(오른쪽)이 일본의 위정치 8단에게 패하면서 2년 연속 24강 벽을 넘지 못했다.

철저하게 진행된 디지털 장비 보안 검사. 대국장에 입장하는 라이쥔푸 8단의 신발 바닥까지 검사하고 있다.

춘란배 치팅 논란으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던 리쉬안하오 9단(중앙)의 입장 순간. 대국장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전기 대회 우승자인 딩하오 9단(오른쪽)이 커제 9단(중간), 양딩신 9단(왼쪽))과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24강에서 승리한 선수들은 시드를 받아 16강에 직행한 8명의 선수들과 31일 16강을 벌인다.

본선 16강에는 한국의 신진서·박정환·변상일·신민준이 합류하며 한국 7명, 중국 7명, 일본 2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대국 직후 진행된 대진 추첨 결과 한·중전 6판과 한·일전 1판, 중·일전 1판이 성사됐다.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춘란배 4강에서 패했던 리쉬안하오 9단과 리벤지 매치를 벌인다. 작년 12월 이후 5개월여 만에 만나는 두 선수의 대결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랭킹 2위 박정환 9단은 왕싱하오 8단을 상대하게 됐고, 신민준 9단은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과 대결한다. 변상일 9단은 위정치 8단과 유일한 한·일전을 펼친다.

본선 16강은 하루 건너 31일 같은 장소에서 속행되며, 본선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16강 대진 및 상대 전적 (앞 선수 기준)

△ 신진서 9단 vs 리쉬안하오 9단(중) - 1승 1패

△ 박정환 9단 vs 왕싱하오 8단(중) - 첫 대결

△ 변상일 9단 vs 위정치 8단(일) - 첫 대결

△ 신민준 9단 vs 커제 9단(중) - 5승 6패

△ 안성준 9단 vs 양딩신 9단(중) - 1패

△ 한승주 9단 vs 딩하오 9단(중) - 첫 대결

△ 김정현 8단 vs 미위팅 9단(중) - 1패

△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일) vs 구쯔하오 9단(중) 1승 2패

한편 이날 LG배 검토실에서는 바둑 국가 대표 훈련도 동시에 진행돼 많은 선수들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대국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LG배 참가 선수 외에 김지석·원성진·최정·오유진 9단과 박건호 7단 등 2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전지 훈련은 2라운드가 끝나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목진석 국가 대표팀 감독(중간 서 있는 이)을 증심으로 대국 검토에 열중하고 있는 국가 대표 선수들. 31일 16강전에 출전하는 신민준·변상일 9단의 모습이 보인다.

최정 9단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검토와 수다를 동시에 하고 있는 여자 대표 선수들.

LG배 검토실 및 국가대표 전지 훈련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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