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양배] "환상의 호흡" 박정환·최정, 페어바둑 세계 최강 등극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5.08 19:29 | 최종 수정 2024.05.08 19:31 의견 0

박정환·최정 9단이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5년 만에 속개된 루양배 한중일 페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7년 만에 루양배 한중일 페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정환 9단(왼쪽)과 최정 9단 [弈城围棋]


8일 오후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허페이시(合肥市)에서 열린 제8회 루양(蘆陽)배 한중일 삼국 바둑 명인 페어전 결승에서 박정환·최정 조가 중국의 리쉬안하오·리허 조를 122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쳤다.

박정환·최정 9단은 8강과 4강전에서는 막판까지 고전했지만, 이날 결승에서는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앞서 두 판의 대국에서 모두 흑을 잡은 데 비해, 결승에서는 페어바둑에서 유리하다는 백번으로 두면서 초반부터 쉽게 판을 풀어 갔다.

돌들이 부닺칠 때마다 백이 조금씩 이득을 보며 차이를 벌려 나갔고, 우변에서 흑 두점을 잡아 백이 변을 관통해 집을 만들면서 승률이 90%를 넘기 시작했다. 이때가 백 70수가 두어진 시점이었다.

우세를 확인한 박정환·최정 9단은 이후 국면을 안정적으로 두텁게 정리해 갔고, 중반이지만 더 이상 국면을 변화시킬 곳이 없다고 생각한 리쉬안하오 9단이 돌을 거두면서 단명국으로 대국이 종료됐다.

결승전 대국 모습. (오른쪽 반시계 방향으로) 최정 9단, 박정환 9단, 리쉬안하오 9단, 리허 9단 [한국기원]

최정 9단이 리허 5단의 수에 대해 착점하고 있다. [한국기원]

중국의 리허 5단(왼쪽)과 리쉬안하오 9단.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밀리며 완패했다. [弈城围棋]


박정환 9단은 "원래 페어 대국을 두는 것을 좋아해 연습도 많이 했다. 페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둔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정 9단은 "지금까지 페어 대회 중에서 이렇게 강한 선수들이 참가했던 건 처음 같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잘 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팀은 2017년 5회 대회에서 조한승·최정 조가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찾아왔다. 최정 9단은 파트너를 바꿔 두 번의 우승에 모두 관여했다.

또한 박정환·최정 9단은 세계 여러 페어 대회에서 다섯 번째 우승을 기록하며 세계 최강의 페어 조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박정환 9단의 안정적인 운영 능력과 난전에 강한 최정 9단의 전투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페어 바둑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우승을 차지한 박정환·최정 9단이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와 상금 보드를 받았다. [한국기원]

준우승 팀인 리쉬안하오 9단과 리허 5단 [한국기원]

공동 3위를 차지한 중국의 커제·위즈잉 조(왼쪽)와 일본의 이치리키 료·후지사와 리나 조 [한국기원]

제8회 루양배 한중일 페어전 팀 우승 상금은 20만 위안(약 3천8백만 원), 준우승 상금은 15만 위안(약 2천8백만 원)이다. 이 밖에 3∼4위는 12만 위안(약 2300만 원), 5∼8위에겐 10만 위안(약 1900만 원)씩이 지급됐다.

제한 시간은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졌다. 덤은 중국식 룰에 따라 7집 반이다.

대회가 열린 허페이시 구샤오야오진(古逍遥津)공원 입구 모습 [弈城围棋]

공원 안 대회장 모습. 대회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弈城围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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