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배] '시니어 신진서' 유창혁, 행운의 '반칙승' 김혜민···동반 8강 진출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3.17 20:11 의견 0

만 45세 이상의 남자 프로 기사와 30세 이상의 여자 프로 기사가 시니어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제10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16강전이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지난 1월 17일 개막식을 갖고 시작된 열 번째 대주배는 86명의 프로 기사가 참여해 예선을 통과한 12명과 전기 시드 2명(김혜민·이민진), 후원사 시드 2명(서봉수·김윤영) 으로 16명의 본선 진출자를 결정했다.

이들 16명이 지난주부터 단판 토너먼트를 벌여 결승 진출자를 가리고, 결승 3번기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결정된다.

'시니어계의 신진서'로 불리는 유창혁 9단이 이변 없이 8강에 진출했다. [K바둑]


17일 오후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전년도 우승자인 김혜민 9단과 유창혁 9단이 각각 최명훈 9단과 박지은 9단을 꺾고 8강에 합류했다.

김혜민 9단과 최명훈 9단의 경기는 보기 드문 해프닝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백을 쥔 최명훈 9단이 승리를 눈앞에 두고 하변 패를 잘못 따내는 바람에 반칙패를 당했다.

최명훈 9단으로서는 너무 아쉬운 한판이 됐다. 중반까지 한참 뒤지고 있던 바둑을 혼신을 다해 역전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승부에 너무 몰입해서인지 마지막 우하귀 패에서 흑이 패를 따낸 곳을 바로 다시 따내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상대인 김혜민 9단이 민망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 어쨌든 김혜민 9단은 행운의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최명훈 9단(왼쪽)이 패를 잘못 따내는 바람에 다 이겼던 바둑을 졌다. 전년도 우승자 김혜민 9단에게 행운이 따르는 듯하다. [K바둑]


바로 이어진 16강전 4경기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유창혁 9단이 박지은 9단에게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었다. 4경기가 치러진 16강전에서 유창혁 9단이 남자 선수로는 처음 승리했다.

유창혁 9단은 강적인 박지은 9단을 초반부터 압도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고, 여세를 몰아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고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초반에 잘 풀렸고, 귀에서 처리가 잘 된 이후로는 계속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후반에 실수가 많이 나와서 계속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는 것이 유창혁 9단의 국후 소감이었다. 유창혁 9단은 "어느 대회든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하고, "부담스러운 이창호 9단이 떨어져서 편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는 농담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유창혁 9단(오른쪽)과 박지은 9단이 16강전 대국을 앞두고 있다. [K바둑]


한편 지난 10일에 열린 16강전에서는 권효진 7단과 강다정 3단이 이창호 9단과 김영삼 9단을 각각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제10기 대주배 16강전은 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TM마린이 후원하는 제10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최강전 우승 상금은 1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초읽기 3회를 모두 소진한 경우에는 벌점으로 2집을 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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