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공사 중 발견한 '영월 분덕재동굴' 천연기념물 되다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은 명승으로 지정

박정원 기자 승인 2024.02.19 14:46 의견 0

문화재청은 '영월 분덕재동굴'과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을 각각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지정하고, '고흥 팔영산'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영월 분덕재동굴'은 지난 2020년 영월읍과 북면 사이의 분덕재터널 공사 도중 발견된 석회암 동굴로, 공사 중에 보호 조치가 된 동굴이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된 첫 사례다. 총 연장 길이 약 1.8㎞로 석회암 동굴로는 국내 3번째로 큰 규모다.

동굴에서 생성된 곡석 [문화재청]


영월 분덕재동굴은 석회암과 흑색 이암이 번갈아 쌓인 후 침식·용해 작용으로 인해 요철이 많이 생긴 동굴 벽면과 독특한 동굴 생성물, 동굴 미지형(微地形)이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만들어진 3m 길이의 종유관과 바닥에서 만들어진 석순, 그리고 돌기둥(석주), 비틀린 모양의 곡석(曲石), 종유석 등의 동굴 생성물과 종 모양 구멍(용식공), 포트홀, 건열 등 규모가 작고 미세한 기복을 가진 지형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중력을 무시하고 사방으로 뻗은 가느다란 직선, 'ㄱ', 'ㄴ', '계단모양' 등 여러 형태로 자라는 곡석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희소성이 높다.

3m 길이의 종유관 [문화재청]

동굴에서 생성된 석화 [문화재청]


또한 동굴 내부에 고생대 화석 산출로 유명한 마차리층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등 보존 상태가 우수해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마차리층은 태백산 분지에 분포하는 고생대의 지층으로, 영월 북면 마차리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한편 명승으로 지정된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은 천년 고찰 불갑사와 불갑사 주변의 빼어난 경관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명승지로 알려졌다. 불교 사찰 중 으뜸이라는 불갑사(佛甲寺)의 명칭이 주는 상징성과 불교 문화 유산들은 역사적·인문학적 가치를 더한다. 또한 전일암(餞日庵)과 해불암(海佛庵)은 아름다운 서해 낙조를 조망하는 명소로 가치가 높다.

이번에 같이 명승으로 지정 예고된 '고흥 팔영산'은 병풍처럼 이어진 여덟 개 봉우리의 경관이 아름답고 각 봉우리에서 다도해와 고흥 산야를 조망할 수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지정한 영월 분덕재동굴과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 고흥 팔영산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두어 각계의 의견 수렴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 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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