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제10회 응씨배에 출전할 한국 대표 선수가 확정됐다.
3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국내 선발전 결승에서 홍성지·한승주·김은지 9단과 김진휘 7단이 승리를 거두고 본선에 올랐다.
홍성지 9단은 강동윤 9단에게 252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홍성지 9단은 가장 강력한 본선 진출 후보인 강동윤 9단을 맞아 초반이 지날 무렵부터 우세를 확보해 끝까지 리드를 지켜 완승했다.
한승주 9단도 안성준 9단과 시종 미세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다 끝내기에서 승기를 잡고 흑으로 1집 반을 이겼다.
김진휘 7단은 설현준 9단을 꺾고 올라온 박상진 7단을 맞아 초반에 뒤지다가 우변 백 대마 전체를 잡고 대역전승했다. 박상진 7단은 대마를 잡으러 온 김진휘 7단에게 우변 빵때림을 허용한 것이 실수였다. 여기서 백 5점이 잡히면서 우변 백 대마 전체가 비명횡사했다.
한편 1명의 본선 진출자를 뽑는 여자부 예선에서는 김은지 9단이 오유진 9단에게 18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본선에 올랐다. 전날 김채영 8단에게 중반까지 고전했던 김은지 9단은 오유진 9단을 상대로는 초반부터 크게 앞서며 낙승했다. 여자 랭킹 1위 최정 9단은 준결승에서 오유진 9단에게 패해 탈락했다.
선발전을 통과한 네 명의 선수는 모두 응씨배 본선에는 처음 진출한다.
한국은 이번 응씨배에 모두 본선 시드를 받은 9명과 예선을 통과한 4명 등 모두 13명이 참가한다. 본선 시드는 전기 시드 1명(신진서), 국제 대회 우승 4명(변상일·박정환·신민준·김명훈), 국가대표 상비군 4명(박건호·원성진·안국현·이지현)이다. 김명훈 9단은 국제 대회 우승 경력은 없지만 TO가 1장 남아 랭킹 시드에 포함됐다.
4월 20일부터 시작되는 본선에는 한국 13명 외에 중국 20명, 일본 11명, 대만 9명, 기타 5명(미주 2명, 유럽 2명, 동남아 1명) 등 총 58명이 출전한다.
본선 1·2회전은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각국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된다. 전기 대회 우승·준우승자인 신진서 9단과 셰커 9단은 16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56명의 선수는 16강 진출을 놓고 토너먼트를 벌인다. 16강부터는 대면 대국으로 열린다.
개막식과 16·8강전이 7월 2일부터 4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3번기로 열리는 4강전은 중국 저장성 닝보(宁波)시로 장소를 옮겨 6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결승 5번기는 1·2국이 8월 12·14일, 3~5국은 10월 24~28일에 열린다. 결승전 장소는 미정이다.
한국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9회 대회에서 신진서 9단이 우승해 14년 만에 응씨배를 되찾았다.
1988년에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 반)이다.
제한 시간은 8강전까지 2시간(벌점은 20분 3회), 4강전은 2시간 30분(벌점은 25분 3회), 결승전은 3시간 30분(벌점은 35분 3회)이 주어진다. 이를 환산하면 기본 시간 초과시 벌점(2집 공제)을 대가로 주어지는 추가 시간은 2시간 대국의 경우 20분, 2시간 30분 대국 25분, 3시간 30분 대국 35분이 주어진다. 3회를 모두 소진하면 시간패로 처리된다.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5억4천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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