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씨배] 박정환, 극적으로 16강행···한국 4명 승리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4.21 21:29 의견 0

박정환 9단이 막판 기적의 반집 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또한 응씨배 본선에 처음 오른 김진휘 7단은 두 판 모두 역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감격을 맛봤다.

제10회 응씨배 28강전 모습 [바둑TV]


21일 오후 한국기원애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본선 28강전에서 박정환·신민준·원성진 9단, 김진휘 7단이 16강에 진출했다.

박정환 9단은 일본 여자 바둑 강자인 우에노 아사미 5단에게 282수 만에 극적인 백 반집 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좌변의 흑 대마를 공격하며 중반까지 유리하게 형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소극적인 반면 운영으로 역전을 허용한 뒤 제한 시간 초과로 2집 벌점까지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우에노 아시미 5단 역시 시간 초과로 벌점을 받아 박 9단은 한숨을 돌렸고, 후반 마무리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끝내기에서 극적인 반집 역전승 했다.

패배 일보 직전에서 살아난 박정환 9단 [한국기원]


김진휘 7단도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 9단에게 327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백 4집 반 승을 거두고 처음으로 본선 16강까지 올랐다. 김진휘 7단은 후반 막바지까지 2%대의 승률로 패색이 짙었으나 우하귀 패싸움에서 야마시타 9단이 팻감을 잘못 쓰는 바람에 우하 흑 5점을 잡고 극적으로 역전했다.

첫 본선 진출에서 16강까지 오른 김진휘 7단 [한국기원]


이 밖에 원성진 9단은 일본의 강자 이야마 유타 9단을 120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쳤다. 원성진 9단은 상변 흑 대마를 잡은 후 하변 흑 모양을 깨면서 이른 시간에 승부를 마감했다.

신민준 9단 역시 중국의 황밍위 6단에게 15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노장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원성진 9단 [한국기원]

오랜만에 세계 대회 본선에서 순항 중인 신민준 9단 [한국기원]


한편 1회전애서 중국의 실력자 구쯔하오 9단을 물리쳤던 김은지 9단은 중국의 신예 강자 왕싱하오 9단에게 고전 끝에 164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왕싱하오 9단의 완벽한 반면 운영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초반에 철저하게 실리를 챙겨 우위를 확보한 후 김은지 9단의 승부수(흑 77)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하 흑 대마를 잡고 승부를 끝냈다.

중국의 커제 9단과 대결을 펼친 변상일 9단도 유리한 형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왕싱하오 9단의 전략에 휘말린 김은지 9단 [한국기원]

좌상 싸움에서 수읽기 착각이 있었던 변상일 9단 [한국기원]


◆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본선 28강

한국선수 상대 결과
박정환 O 우에노 아사미(일본) X 282수, 백 반집 승
신민준 O 황밍위(중국) X 150수, 백 불계승
원성진 O 이야마 유타(일본) X 120수, 백 불계승
김진휘 O 야마시타 게이고(일본) X 327수, 백 4집 반 승
변상일 X 커제(중국) O 205수, 흑 불계승
김은지 X 왕싱하오(중국) O 164수, 백 불계승

중국 대국장 모습 [한국기원]

일본 대국장 모습 [한국기원]

대만 대국장 모습 [한국기원]


28강전까지 치른 결과 중국이 가장 많은 8명의 선수가 16강에 진출했고, 한국은 4명, 일본과 대만이 각각 1명씩 16강에 올랐다.

응씨배의 다음 라운드는 16강 시드를 받은 신진서 9단과 셰커 9단이 출전하는 가운데 7월 2일~4일에 중국 상하이에서 대면 대국으로 열린다. 2일 개막식에 이어 3일 16강, 4일 8강이 차례로 열린다. 3번기로 치러지는 4강은 장소를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로 옮겨 6일부터 9일까지 벌어진다. 결승 5번기는 8월과 10월에 나눠 열릴 예정이다.

1988년에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 반)이다.

제한 시간은 8강전까지 2시간(벌점은 20분 3회), 4강전은 2시간 30분(벌점은 25분 3회), 결승전은 3시간 30분(벌점은 35분 3회)이 주어진다. 이를 환산하면 기본 시간 초과시 벌점(2집 공제)을 대가로 주어지는 추가 시간은 2시간 대국의 경우 20분, 2시간 30분 대국 25분, 3시간 30분 대국 35분이 주어진다. 3회를 모두 소진하면 시간패로 처리된다.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5억5천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다.

◆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 16강 진출자

◇ 한국(5명) : 신진서 9단(전기 시드), 박정환·신민준·원성진 9단, 김진휘 7단

◇ 중국(9명) : 셰커 9단(전기 시드), 커제·리쉬안하오·리친청·랴오위안허·쉬자양·왕싱하오 9단, 펑리야오 8단, 류위항 7단

◇ 일본(1명) : 이치리키 료 9단

◇ 대만(1명) : 쉬하오훙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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