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오른쪽)과 왕싱하오 9단 [新浪]
신진서 9단이 또 하나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획득했다.
28일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에서 왕싱하오 9단을 누르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신진서 9단은 중국의 떠오르는 강자 중국 왕싱하오(21) 9단에 227수 만 흑 불계승, 종합 전적 2 대 0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국에서 기선을 제압하며 상대를 압박했던 신진서 9단은 2국에서는 왕싱하오 9단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중반부터 왕싱하오 9단의 완착을 틈타 좌하변과 좌변의 흑 대마를 잇달아 안정시키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왕싱하오 9단이 우상귀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신진서 9단이 침착하게 국면을 정리했고, 이후 완벽하게 주도권을 장악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신진서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판팅위·롄샤오·구쯔하오·당이페이 9단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중국의 신예 왕싱하오 9단은 왕위안쥔, 커제, 랴오위안허, 리친청을 꺾고 생애 첫 세계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 9단과 왕싱하오와의 상대 전적은 4승 1패로 벌어졌다.
대국이 끝난 후 신진서 9단은 "대마가 다 살았을 땐 역전됐다고 생각했고, 끝내기 정리하면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왕싱하오 선수는 역시 굉장히 어려운 상대였는데 제가 경험이 더 많아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 결승에서 만난다면 훨씬 더 힘들 것 같다"며 "우승하고 싶었던 난양배에서 우승하고 농심배도 잘 마무리해서 올해 기분 좋게 출발해 기쁘다. 하지만 바둑기사는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한 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 9단은 메이저 세계 대회에서 통산 8회 우승을 기록하며 중국의 커제·구리 9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는 역대 세계 대회 우승 순위에서 이창호 9단(17회), 이세돌 9단(14회), 조훈현 9단(9회)의 뒤를 잇는 기록이다.
신진서 9단은 지금까지 세계 대회 결승전에 총 13회 올라 우승 8회, 준우승 5회를 기록했는데, 우승을 차지한 8회 모두 2-0 완승을 거뒀다. 대회 초대 우승은 이번 난양배가 처음이다.
중국바둑협회와 싱가포르바둑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25만 싱가포르달러(약 2억6천만 원), 준우승 상금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400만 원)다.
제한 시간은 세계 대회 최초로 피셔룰을 도입해 각자 2시간에 매 수 추가 시간 15초가 주어졌다.
'난양배 휘황 바둑마스터스'에서 최종국을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조훈현 9단(왼쪽) [新浪]
한편 한국의 조훈현 9단, 일본의 다케미야마사키 9단, 중국의 녜웨이핑 9단이 출전한 초청 대회인 '제1회 난양배 휘황(輝煌) 바둑마스터스' 결승전에서 조훈현 9단이 일본의 다케미야마사키 9단에게 시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 9단과 조훈현 9단에 대한 우승 시상식은 3월 1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