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국제 기전 '춘란배'

박정원 기자 승인 2022.12.20 09:09 | 최종 수정 2022.12.20 09:11 의견 0

'춘란배 세계 바둑 선수권 대회' 로고


춘란배 세계 바둑 선수권 대회(春蘭杯世界職業圍棋錦標賽), 약칭 춘란배는 1998년 중국에서 처음 창설된 국제 기전이다.

중국기원이 주최하고 춘란그룹이 후원한다. 원래 매년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후원사의 사정으로 2002년 제4회 대회부터는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춘란그룹은 1985년 중국 국가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으며, 농기계 생산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최초로 에어컨을 생산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이후 가전, 자동차 부품, 오토바이 생산 등으로 그룹의 면모를 갖추었고 현재 기계, 가전, 에너지, 부동산 등 다방면에 진출해 있다.

춘란배는 중국 8명, 일본 5명, 한국 4명, 대만 2명, 북미 1명, 유럽 1명 등 예선 통과자 21명과 전기 대회 시드 3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본선 토너먼트를 통해 승부를 가린다. 매 라운드 추첨으로 대진을 결정하며, 선수의 국적이 겹치지 않게 배정한다.

본선은 단판 토너먼트로 치러지며, 결승전은 3번기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 30분이며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덤은 중국 룰을 적용해 7집 반이다.

첫 대회에서 조훈현 9단이 이창호 9단의 국제 기전 전관왕 도전을 저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8년-1999년 대회 당시 이창호 9단은 삼성화재배, LG배, 후지쓰배, 동양증권배 등을 전부 석권한 상태였다. 마지막 남은 춘란배에서 당시 천적이었던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까지 꺾고 결승에 올랐는데, 조훈현 9단에게 패해 이창호 9단의 국제 기전 전관왕 도전이 무산됐다.

첫 대회에서는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열린 13회 대회(2020년-2021년)에서는 신진서 9단이 우승,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이 준우승했다.

열세 번의 대회 중 한국 기사가 일곱 번 우승을 차지했고, 조훈현·유창혁·이세돌·박정환·신진서 9단이 한 번씩, 이창호 9단이 두 번 우승했다. 13회 대회 동안 우승 컵을 두 번 가져간 사람은 이창호 9단과 중국의 구리(古力) 9단이다.

이창호 9단은 4회와 5회 대회에서 우승해 유일한 대회 연패 기록을 갖고 있다.

우승자에게는는 15만 달러(한화 약 1억9500만 원), 준우승자에게는 5만 달러, 3위 3만 달러, 4위 1만5천 달러, 8강 7천 달러, 16강 4천 달러, 24강 2천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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