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아, 나하고 놀자] 포석(布石)

박정원 기자 승인 2023.01.07 09:49 | 최종 수정 2023.01.07 09:5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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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을 위해 미리 손을 써 준비하는 것을 말하는 '포석'도 바둑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보통 '포석을 깔다', '포석을 놓다'라는 말로 사용되는데 어떤 일을 벌이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뜻합니다.

바둑에서 포석은 중반전의 싸움이나 집 차지에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 또는 집 짓기 좋은 곳을 차지하는 것을 말하죠. 바둑의 틀을 갖추는 기본 작업인 포석을 미리 잘 깔아 두어야 대국을 유리한 국면(局面)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포석은 처음에 빈귀를 선점하고 굳힘이나 걸침을 한 다음 변으로 벌려 나가고 중앙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라고 합니다. 주로 3선이나 4선에 돌을 놓고 굳힘, 걸침, 벌림 등이 사용됩니다.

귀의 착점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포석이 있고, 형태에 따라서도 다양한 포석이 있습니다. 흑백의 순서에 따라 백의 포석과 흑의 포석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주로 백은 안정 위주의 견실한 포석을 하는 데 비해 먼저 두는 흑은 반상을 빠르게 선점하며 적극성을 띠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유명한 포석에는 일본식 포석과 중국식 포석도 있습니다.

바둑의 긴 역사만큼 수많은 포석법이 있는데, 현대 바둑에서는 주로 처음에 네 귀의 화점 주변을 중심으로 돌을 깔지만 천원(바둑판 중앙의 화점)에 돌을 깔고 시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게다가 AI의 등장으로 포석도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바둑이 진화하는 만큼 포석도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발전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둑에서 포석이 기본이며, 포석을 잘하면 결과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포석이 잘못돼도 이기는 경우는 많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이기는 과정이 힘들어집니다.

새해가 시작됐습니다. 바둑으로 치면 한판의 새로운 바둑이 시작된 것이죠. 포석을 잘 깔아야 이길 확률도 높아지고 편하게 둘 수 있는 것처럼, 여러가지 포석 가운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포석으로 2023년 새해를 시작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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