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준비된 포석으로 변상일에 쾌승(快勝)···YK건기배 기분좋은 스타트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3.13 16:34 의견 0

13일 박정환 9단과 변상일 9단의 경기를 시작으로 2023 YK건기배 본선 리그가 개막됐다.

예선을 뚫고 올라 온 4명(신진서·변상일·원성진·김승구)과 전기 시드 2명(강동윤·박정환), 후원사 시드 2명(이창호·신민준) 등 모두 8명의 선수가 4개월에 걸친 대장정에 돌입했다.

본선은 8인 풀리그로 진행되며 리그 1, 2위는 YK건기배 두 번째 대회 우승 컵을 놓고 결승 5번기를 벌인다.

전년도 YK건기배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한 박정환 9단. 강적 변상일 9단을 상대로 본선 첫 승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채택한 40초 피셔 방식에서는 20초 피셔보다 안정적으로 둘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밝혔다.


13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YK건기배 본선 개막전에서 전년도 준우승자 박정환 9단이 변상일 9단에게 15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좌하에서 어려운 형태가 나오며 일찍 승부의 흐름이 결정됐다. 좌하변에서 포석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다가 박정환 9단이 흑 23으로 찔러 들어오면서 어려운 변화가 시작됐다.

인공 지능이 대세가 된 이후, 초반 포석은 거의 이미 연구가 돼 있어서 변화가 정형화됐다. 다만 정해진 수순을 조금 비틀면 완전히 다른 변화가 돼 어려운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날 바둑은 박정환 9단이 초반 포석에 미리 연구해 둔 내용으로 수순에 변화를 주었고, 변상일 9단이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며 고심했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이 빈삼각까지 두며(흑 31) 백의 허점을 찔러 들어가자 바둑은 흑이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게다가 변상일 9단이 좌하귀 백 돌들을 살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더욱 불리해졌다.

변상일 9단은 귀를 버리고 좌중앙 흑 두 점을 잡았어야 했다. 흑에게 중앙 백 두 점이 잡히면서 하중앙 일대에 두터운 세력을 허용했고, 좌중앙 대마가 두 집을 못 내고 쫓기는 신세가 됐다. 결국 좌하에서 시작해 중앙을 돌아 우하까지 쫓겨온 백 대마가 잡히며 승부는 끝났다.

대국 준비를 철저하게 해 온 박정환 9단의 쾌승이었다. 변상일의 창과 박정환의 방패의 대결을 예상했지만 박정환 9단이 준비한 창이 훨씬 날카로웠다. 그 결과 두 선수 간의 대결에서 보기 힘든 큰 대마가 잡히며 단명국으로 끝났다. 변상일 9단이 박정환 9단의 노림수에 허를 찔린 꼴이 됐다.

박정환 9단(오른쪽)과 변상일 9단의 2023 YK건기배 본선 개막전 대국 모습.


대국 후 박정환 9단은 "첫 판부터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 변상일 9단과 만나 승리를 거둬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오늘은 예전에 공부한 모양이 나와 초반부터 잘 풀렸던 게 승인인 것 같다"고 말하고, "초반 포석은 흑을 잡으면 이렇게 두려고 미리 생각했다. 비숫하게 나와서 잘 풀린 것 같다"고 밝혔다. 그리고 "백이 중앙 두 점을 살릴거라고 생각했다. 이 두 점을 잡아서 확실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승부처를 짚었다.

본선 리그 개막전에서 패점을 안은 변상일 9단. "초반에 잘 모르는 변화가 나와서 대책이 없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박정환 9단은 2라운드에서 전년도 결승에서 만났던 강동윤 9단과 대결하고, 변상일 9단은 신진서 9단과 만난다.

YK건기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2023 YK건기배의 우승 상금은 6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10분, 추가 시간 40초가 주어진다.

후원사인 YK건기가 취급하는 중장비 모형이 전시된 대국장 모습.

저작권자 ⓒ 바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