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불법 소형 무인기 그물로 잡는 '안티드론' 시스템 시연

북한 무인기와 비슷한 크기 포획···다기능 레이다와 안티드론 기술로 국가 방어능력 강화

박정원 기자 승인 2023.03.13 22:03 | 최종 수정 2023.03.13 22:07 의견 0

안티드론 시스템이 불법 드론의 크기·무게 등을 판별해 포획한 후, 그물에 설치된 낙하산으로 안전하게 제거하는 모습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북한 무인기와 같은 불법 드론을 탐지·추적해 포획하는 '안티드론(Anti-drone)'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일부터 8일에 걸쳐 화성 드론 전용비행시험장과 육군보병학교 장성종합훈련장에서 소형 무인기를 잡아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을 시험했다.

한화시스템의 열상 감시 장비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을 투자한 미국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드론 방어 시스템으로 레이다 반사 면적 0.03㎡인 고정날개 무인기를 3km 밖에서 탐지하고, 고도 300~800m 상공에서 비행하는 무인기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험을 통해 한화의 '통합 드론 감시·방어 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검증했다.

포르템 테크놀로지스의 그물 포획형 드론 방어 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요 시설 및 인구 밀집 지역의 안전 사고에 대비해 안정성이 뛰어나고 표적 드론을 원형 그대로 수거할 수 있는 '그물 포획형' 드론 방어 시스템을 활용했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전자광학·적외선 드론 전용 센서 기술력을 결합해 이를 통합 운용하고 있다.

시연에 사용된 위협 드론은 날개 전장 기준 2m급으로, 지난해 12월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와 유사한 크기다. 드론 방어 시스템은 현장에서 최고 속도 90km/h 움직임으로, 수십여 차례 검증 가운데 포획률 90% 이상을 기록하며 효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안티드론' 시스템은 드론을 직접 파괴하거나 포획하는 하드킬(hard kill)과 전파를 방해하거나 마비시키는 등 기능을 잃게 하는 소프트킬(soft kill)로 나뉜다.

도심 상공에 출현한 드론을 격추하면 파편·유탄 등으로 민간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드론 재밍(Jamming·전파 교란)은 GPS를 사용하는 민항기의 안전 및 주변 전자 기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하드킬 방식의 포획형 안티드론 시스템은 표적 드론을 파괴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수거해, 사후에 이를 분석하고 복제 드론까지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레이다 반사율과 기체 발열이 극히 낮은 소형 무인기는 초저속으로 저공 비행하는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것과 같다"며,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다기능 레이다와 안티드론 기술을 결합해 무인기 침투에 대한 국가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바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