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승부를 결정지은 마지막 '반패' ···울산고려아연, 1개월여 만에 2위 복귀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3.25 07:02 의견 0

이번 시즌 바둑리그에서 유일하게 승리가 없는 일본기원. 울산고려아연을 상대로 잘 싸웠지만 시즌 첫 승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개막 11연패로, 과연 이번 시즌 첫 승을 올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반면 울산고려아연은 4국에서 마지막 반패 싸움 끝에 짜릿한 반집 승을 거두며 3점짜리 승리를 챙겼고, 1개월여 만에 리그 2위로 복귀했다.

이번 시즌 다승왕 경쟁이 뜨겁다. 신민준 9단이 11승을 거두면서 신진서·박정환 9단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바둑TV]


24일 저녁 온라인으로 연결해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담리그 7라운드 3경기에서 울산고려아연이 일본기원을 3:1로 물리쳤다. 울산고려아연은 개막 3연승 이후 두 번째 3연승에 성공했다.

일본기원으로서는 아쉬운 하루였다. 개막 10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또다시 지고 말았다.

일본기원은 7지명인 히로세 유이치 7단이 최정 9단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최근 최정 9단이 4연패를 기록하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지만, 히로세 유이치 7단은 가볍게 일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초반부터 히로세 유이치 7단이 국면을 주도했고, 중요한 고비에서 최정 9단이 평소답지 않게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난전으로 이끌지 못했다. 중반 이후부터는 히로세 유이치 7단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승부가 기울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최정 9단.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외국 선수들에게 2연패했다. 평소와 달리 패배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바둑TV]


먼저 승점을 올린 일본기원은 1국 장고판에서 사카이 유키 4단이 홍무진 6단을 리드하며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그러나 좌변과 중앙 대마가 겨우 두 집을 내고 살면서 형세가 비슷해졌고, 홍무진 6단이 백 집은 최대한 키우면서 우변 흑 모양을 찌그러뜨리는 데 성공하면서 역전승을 거두었다.

언제나 유쾌한 홍무진 6단의 승리 세리머니. "들어와~ 한 방 날려 줄게" [바둑TV]


울산고려아연으로서는 팀 승리로 가는 중요한 승점이었다. 팀의 주장인 신민준 9단이 일본기원의 복병 후쿠오카 고타로 4단에게 완승을 거두며 2:1로 앞섰다.

그리고 마지막 4국에서 팀의 맏형인 윤준상 9단이 오니시 류헤이 7단에게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거두면서 팀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 경기도 오니시 류헤이 7단의 승리가 유력했으나 끝내기에서 윤준상 9단이 추격에 성공했다. 마지막 반집 승부를 놓고 벌인 좌변의 반패 싸움에서 윤준상 9단의 팻감 한 개 차이로 패를 이기면서 이길 수 있었다.

울산고려아연 박승화 감독(왼쪽)과 윤준상 9단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바둑TV]


박승화 감독은 "오늘 전체적으로 어려웠는데 선수들이 잘 싸워 승리해 다행"이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4국의 경기 향방을 가른 마지막 반패 싸움에 대해 "검토실에서도 팻감 계산이 안 돼 지켜보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반집 승리를 예견해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당사자인 윤준상 9단은 "팻감이 많지 않을까 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시간이 많이 생겨서 패를 이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일본기원은 초반 리드하던 세 판 중 한 경기만 이기고 나머지 두 판은 역전패 당하는 아쉬운 결과를 맞았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수담리그에서 최하위 일본기원에 대한 공략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 이날 패배는 더 아쉬울 것이다.

수담리그 팀 순위 [한국기원]


양대 리그로 운영하는 2022-2023 바둑리그 정규 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1위 팀끼리 챔피언을 가린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 승리는 3점, 3:2로 승리는 2점, 2:3으로 패하면 1점이 주어진다.

팀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플레이오프 탈락 팀 4000만 원, 준플레이오프 탈락 팀 2000만 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는 1200만 원, 패한 팀에는 600만 원의 대국료를 차등 지급한다(해외 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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