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대만 고춧가루에 당한 컴투스타이젬···난가리그 순위 여전히 안갯속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5.18 09:12 | 최종 수정 2023.05.18 09:19 의견 0

포스트시즌 문 앞까지 갔던 컴투스타이젬이 리그 꼴찌 팀 대만 보물섬정예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난가리그 순위 경쟁이 혼돈에 빠졌다.

무조건 이겨야 했던 컴투스타이젬이 꼴찌 팀에게 일격을 맞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기원]


17일 저녁 온라인으로 열린 2022-2023 KB바둑리그 난가리그 10라운드 1경기에서 보물섬정예가 갈 길 바쁜 컴투스타이젬을 3:2로 물리쳤다.

대만 보물섬정예는 지난 9라운드에서 Kixx를 잡은 데 이어 이날 컴투스타이젬까지 이기면서 정규 리그 막판에 강력한 고춧가루 부대로 자리매김했다.

최하위 보물섬정예를 제물로 최대한 많은 승점이 필요했던 컴투스타이젬은 믿었던 최재영 7단이 2국에서 린쥔옌 9단에게 지면서 출발부터 꼬였다. 승점 3점을 얻기 위해 나머지 3명의 선수가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어느 정도 결과를 알고 경기에 들어가는 3, 4국 출전 선수들의 부담이 훨씬 커졌다.

이번 시즌 내내 4지명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던 최재영 7단이 마지막 경기에서 아쉬운 패점을 안았다. 최종 성적 10승 5패로 정규 리그를 마무리했다. [한국기원]


2국과 동시에 열린 1국 장고판에서 안성준 9단이 라이쥔푸 8단에게 행운의 시간 승을 거두며 컴투스타이젬은 한숨을 돌렸다. 앞서가던 안성준 9단이 중반에 역전당할 위기에서 라이쥔푸 8단이 실수하며 다시 차이를 조금 벌리는 순간에 거둔 시간 승이라 다행이었다. 이번 시즌 24번째 시간 승.

행운의 시간 승을 거둔 안성준 9단. 어려운 승부가 진행되던 때, 팀에 필요한 승점을 따자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 [한국기원]


문제는 3국이었다. 안국현 9단이 맞이한 상대는 대만 보물섬정예의 에이스 쉬하오훙 9단이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던 안국현 9단에게는 너무 어려운 상대였다. 상대방 돌을 공격하기보다 집짓기에 올인한 안국현 9단이 중앙에 큰 일방가를 지었지만, 사귀생에 변을 차지한 쉬하오훙 9단을 이기지 못했다.

컴투스타이젬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으로 고춧가루를 뿌린 쉬하오훙 9단. 8승 7패의 성적을 남겼다. 3번의 시간 패는 옥에 티. [한국기원]


다행히 4국에 출전한 박건호 7단이 린리샹 9단을 이기고 에이스 결정전을 성사시켰고, 컴투스터이젬은 최소 승점 1점을 획득했다.

4국을 이기며 팀에 승점 1점을 따온 박건호 7단. 에이스 결정전에서 지며 승점 2점을 책임지진 못했다. 11승 9패로 팀 내 최다승이다. [한국기원]


에이스 결정전에는 4국을 이긴 박건호 7단이 컴투스타이젬 최종 주자로 나섰고, 보물섬정예는 안성준 9단에게 시간 패했던 라이쥔푸 8단이 명예 회복을 위해 나왔다.

란커배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던 박건호 7단이지만 포스트시즌 경쟁이 걸린 최종국의 부담이 컸다. 좌상변에서 무리한 행마로 대마가 겨우 사는 동안 라이쥔푸 8단은 상변에 커다란 모양을 만들었고, 상중앙 흑 대마를 공격하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중앙 흑 대마가 모두 잡힐 위기에 몰린 박건호 7단은 라이쥔푸 8단의 치명적인 실수에 힘입어 기사회생할 기회를 얻었다. 우상 흑 대마가 완생하면서 오히려 상변 백 대마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하지만 이번에는 박건호 7단이 실수했다. 흑 167로 급소를 찌른 수가 방향 착오였다. 그 옆 백돌 사이에 끼웠으면 흑이 대마를 잡을 수 있었다. 실전 진행은 수상전 끝에 상변 다른 한쪽의 흑 대마가 잡히면서 승부가 끝났다.

취저우 란커배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을 이겼던 라이쥔푸 8단. 2002년생 신예 기사로 최근 자국 내 최대 기전인 명인전을 우승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시간이 없을 때 실수가 많아지는 것이 약점. 속기로 진행되는 바둑리그 성적은 1승 5패로 좋지 않다. [한국기원]


승점 1점만을 얻는 데 그친 컴투스타이젬은 승점 24점(8승 8패)로 일단 2위에 올랐다. 그러나 3, 4위인 셀트리온, 포스코퓨처엠과는 승점이 같다. 이에 따라 18일에 벌어질 두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탈락하거나, 5위인 Kixx(승점 22점, 9승 6패)와 마지막까지 순위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컴투스타이젬의 검토실 모습. 18일 셀트리온-포스코퓨처엠의 경기가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면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다. [한국기원]


18일에는 셀트리온과 포스코퓨처엠이 난가리그 10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심재익-한우진(2:1), 김명훈-강유택(2:2), 윤찬희-박민규(3:1), 최철한-원성진(22:17)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전반기엔 셀트리온이 3:1로 이겼고, 심재익-한우진과 윤찬희-박민규는 리턴매치이다. 포스트 시즌 진출이 걸린 단두대 매치로, 이긴 팀은 바로 확정이다.

양대 리그로 운영하는 2022-2023 바둑리그 정규 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1위 팀끼리 챔피언을 가린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 승리는 3점, 3:2로 승리는 2점, 2:3으로 패하면 1점이 주어진다.

팀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플레이오프 탈락 팀 4000만 원, 준플레이오프 탈락 팀 2000만 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는 1200만 원, 패한 팀에는 600만 원의 대국료를 차등 지급한다(해외 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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