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중인 보령 머드와 3연패의 여수 세계섬박람회. 승리가 절실한 두 팀이 22일 저녁 2023 한국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만났다. 여자 랭킹 1, 2위의 최정과 김은지라는 걸출한 에이스를 각각 보유하고도 7위(여수)와 최하위인 8위(보령)에 처져 있는 동병상련 두 팀 대결에서 마지막에 웃은 것은 김은지였다.
최종국이 끝난 후 보령 머드 선수단이 함께 검토하고 있다. [한국기원]
22일 저녁에 열린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에서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보령 머드를 2:1로 물리쳤다. 여수는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전 전패했던 보령에게 첫 승리를 거두었다.
선제점은 보령 머드 최정 9단의 몫이었다. 예상대로였다. 이나경 초단은 모든 면에서 아직 최정 9단의 적수는 아니었다. 초반부터 우하 백 대마가 궤멸하며 너무 쉽게 판을 내주었다. 133수 끝, 흑 불계승.
최정 9단(오른쪽)과 이나경 초단. 이나경 초단의 초반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다. [한국기원]
최정 9단의 소속 팀 보령 머드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기원]
그러나 여수는 1국 장고판에서 이슬주 2단이 승리하며 균형을 맞췄다. 모처럼 이슬주 2단이 2지명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 팀 주장인 최정과 김은지가 2국과 3국으로 서로 대진이 엇갈린 상황에서 사실상의 승부 판이 됐던 2지명 간의 대결에서 박소율 3단을 179수 만에 흑 불계로 물리쳤다.
서로 중반에 리드를 한 차례씩 나눠 가졌지만 후반 이슬주 2단이 하변 흑 집의 뒷맛을 없앤 다음 우변을 넘어가면서 승기를 굳혔다. 박소율 3단의 느슨한 행마가 보태준 꼴이 됐다.
박소율 3단(왼쪽)과 이슬주 2단. 상대 전적에서 이슬주 2단이 4승 3패로 한발 앞서게 됐다. [한국기원]
그동안 부진했던(1승 7패) 이슬주 2단이 팀의 PS 진출 희망을 살리는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한국기원]
마지막 3국은 김은지 7단이 김희수 초단에게 예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내용은 예상외로 접전이었다. 후반까지 김희수 초단이 상당히 잘 싸웠지만 끝내기에서 조금씩 차이가 벌어졌다. 233수, 흑 불계승.
김은지 7단(오른쪽)과 김희수 초단. 예상보다 어려운 승부를 펼친 끝에 김은지 7단이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한국기원]
명인전에서 신민준 9단에게 완벽한 초반 연구로 완승을 거둔 김은지 7단. 인공지능 공부량에 대해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기원]
승리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김은지 7단을 상대로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둔 김희수 초단.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한국기원]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5승 6패로 여전히 7위지만 이날 승리로 포스트 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보령 머드는 1승 10패로 사실상 최하위가 굳어졌다. 최정 9단은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출전이 좌절됐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소속 팀이 최하위를 하게 될 상황에 처했다.
23일에는 H₂DREAM 삼척과 부안 붉은노을의 11라운드 3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김채영-김다영(12:4), 조혜연-김민서(0:0), 김은선-김주아(110)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김채영-다영 자매의 대결이 성사됐다. 여자바둑리그에서는 김채영 8단이 7승 1패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팀 순위 [한국기원]
14라운드 더블리그의 정규 리그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장고는 각자 40분에 추가 시간 20초, 속기는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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