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배] 박건호, 결승 1국 선승···"우승 확률은 이제 60%"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2.05 17:03 의견 0

"시작하기 전에는 (우승 확률이) 50%가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한 판을 이겼으니까 60%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박건호 8단)

박건호 8단이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 1국을 승리하며 첫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크라운해태배 역대 준우승자들이 격돌한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 1국에서 박건호 8단(오른쪽)이 설현준 8단을 물리치고 기선을 제압했다. [바둑경제]


5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 크라운해태배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박건호 8단이 설현준 8단에게 169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박건호 8단은 남은 두 판 중 한 번만 이기면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설현준의 창과 박건호의 방패가 맞붙은 이번 결승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최근 전적은 설현준 8단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1월 한 달 동안 9승 1패를 거두며 2월 랭킹이 6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반면 박건호 8단은 상대 전적에서 설현준 8단에게 앞선다는 것(8승 5패)이 강점.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 전적에서 앞선 박건호 8단의 완승이었다. 초반 좌상·하 귀에서 실리를 차지하고 우변에 큰 모양을 만들어 상대를 압박했다.

승부처는 우변이었다. 설현준 8단이 우변 삭감을 위해 깊숙히 침투한 후, 이 돌을 살려 나가는 과정에서 판단 착오를 하며 단숨에 대세를 그르쳤다. 박건호 8단이 백이 우하에서 74수로 끊었을 때 흑 2점을 버리고 우변을 두텁게 싸바른 선택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박건호 8단은 상변에서 패를 결행해 우상귀를 차지했고, 이로써 설현준 8단의 역전 기회는 사라졌다.

최근 7연승의 좋은 흐름을 회복한 박건호 8단. "크라운해태배에서 승리하면서 컨디션을 되찾은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바둑경제]

2월 기사 랭킹에서 6위까지 오른 설현준 8단. 오늘 대국에서는 너무 이기려다 보니 힘이 많이 들어간 것이 좋지 않았다. [바둑경제]


대국 후 박건호 8단은 "초중반까지는 만만치 않았다. 제가 백돌을 공격했을 때 설현준 선수가 다 살리러 올 걸로 생각했는데 끊어서 타협이 돼서 제가 확실히 잘 됐다고 생각했다. 이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계가해 보니까 확실히 좋은 것 같아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오늘 대국을 정리했다.

이어 박건호 8단은 이번 결승전에 대비해 "설현준 선수 영상을 보면서 포석 연구나 멘탈적인 부분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승자 인터뷰 중인 박건호 8단. "원래 센 선수와 둘 때 부담 없이 두는 스타일이라 강한 상대와 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바둑경제]


결승 2국은 6일(화) 오후 1시에 열린다. 박건호 8단이 이기면 우승이 확정되고, 동점이 되면 7일(수)에 우승자를 결정하는 최종 3국이 열린다.

2023 크라운해태배는 25세 이하(1998년생까지 가능) 한국기원 소속 프로 기사 70명이 참가해 예선 통과 28명(남자 21명, 여자 7명)과 전기 시드 1명(박건호 8단), 후원사 시드 3명(박하민·김은지 9단, 설현준8단) 등 모두 32명이 본선 토너먼트와 결승 3번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2023 크라운해태배의 우승 상금은 3,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1,200만 원이며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 시간 20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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