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승으로 기사회생한 변상일 9단 [한국기원]


변상일 9단이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커제 9단에게 반칙승을 거두며 스물아홉 번째 우승자는 최종국에서 가리게 됐다.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국장에서 열린 제29회 LG배 결승 2국에서 변상일 9단이 커제 9단에게 82수 만에 흑 반칙승했다.

대국 개시 10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커제 9단이 18수 착수 후 사석(死石, 따낸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아 경고 1회와 벌점 2집을 받았다.

이어 80수에 또 한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해 경고를 한 번 더 받아 경고 누적으로 반칙패했다.

중국 측의 이의 제기가 있었지만 한국 바둑 경기 규정에 대해 사전에 고지했던 점, 영상 판독 결과 문제의 장면 후에 커제 9단이 추가로 한 번 더 착수하면서 대국이 진행된 점 등을 근거로 최종 반칙패가 선언됐다.

세계 대회 결승에서 나온 첫 반칙승이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바둑 경기 규정을 개정하고 11월 8일부터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적용했다. 시행에 앞서 중국을 비롯한 모든 외국 단체에 개정 사항을 공지했으며, 세계 대회에서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번 경우는 한국 바둑 경기 규정 제4장 벌칙 제18조 경고 조항 중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와 제19조 반칙 조항 중 '경고가 2회 누적된 경우'에 해당된다.

한국과 달리 중국 바둑 규칙에는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으로 집을 계산하기 때문에 사석이 의미가 없다. 때문에 중국기사들이 평소 습관대로 사석을 아무렇지도 않게 처리해 중국바둑 룰을 따르지 않는 대회에서 종종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앞서 20일 열린 1국에서 커제 9단이 284수 만에 흑 2집 반으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변상일 9단이 반칙승을 거두며 승부는 원점이 됐다.

최종국은 23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그동안 열린 스물여덟 번의 대회에서는 한국이 13회로 최다 우승을 기록 중이다.

중국은 12회, 일본이 2회, 대만이 1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