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아, 나하고 놀자] 패착(敗着)

박정원 기자 승인 2022.07.02 23:18 | 최종 수정 2022.07.03 20:33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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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착(敗着)은 일상 대화에서 보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입니다.

몇 년 전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갑자기 '패착'이 등장해 관심이 쏠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모 연예인이 마약 혐의를 부인하는 기자 회견을 하자 이를 두고 결과적으로 기자 회견을 한 게 패착이었단 말이 있었는데, 아마 패착이 좀 생소한 말이라 검색어에 올랐던 모양입니다.

패착은 바둑에서 나온 말로, 그곳에 돌을 놓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판에서 지게 된 아주 나쁜 수를 말합니다. 패배를 불러올 만큼 중대한 실착이라는 뜻으로 자기가 놓은 돌이 결정적인 악수(惡手)가 된거죠.

일상에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큰 실수를 할 경우 이를 패착이라고 하며,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원인을 말합니다.

조훈현 9단이 쓴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이란 책에 고수의 10가지 생각법이 있는데 그 중 '복기(復棋)'에 대해 얘기하면서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복기*를 통해 패착을 밝혀내고 내가 이길 수 있었던 길을 찾아내면 그 자체로 마음이 홀가분해진다."고 했습니다.

실수를 안 하면서 살기는 불가능합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되짚어 반성하면 '패착'이 아닌 전화위복의 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복기(復棋/復碁)- 바둑에서, 한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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