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커피배 첫 출전한 한승주, 연이어 상위 랭커 잡으며 4강 진출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3.03.13 23:29 의견 0

맥심커피배에 첫 출전한 한승주 9단의 기세가 무섭다.

32강에서 박영훈 9단을 물리치더니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박정환 9단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13일 저녁에 벌어진 8강전에서 김명훈 9단마저 불계로 이기고 첫 출전한 입신최강전에서 4강에 올랐다.

난전 속에서 놀라운 수읽기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승주 9단(왼쪽). 랭킹 2위 박정환 9단, 7위 김명훈 9단을 연이어 물리치고 4강에 진출하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바둑TV]


"중앙에서 제가 (흑을) 잡았을 때 우변에서도 살고 중앙도 잡아서 괜찮지 않은가 했다. 그런데 이후에 생각보다 당한 곳이 많아서 중앙에서 제대로 안 받았으면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한승주 9단이 국후 소감을 남길 정도로 이날 바둑은 쉽지 않았다.

중반까지는 흑을 쥔 김명훈 9단이 실리에서 백을 훨씬 앞섰다. 흑은 좌상쪽과 우상귀에 확정가를 가지고 있었지만 백은 상변 외에는 이렇다 할 확정가가 없었다. 백이 이기려면 우변과 중앙에서 최대한 집을 키워야 했다.

한승주 9단은 백 94로 중앙에 승부수를 던졌다. 우중앙 부근에 서로 떨어져 있는 흑 3점을 은근히 압박하며 백 모양을 최대한 부풀리려는 것이었다. 그러자 흑 돌들을 중앙으로 탈출시키려는 흑과 이를 막아서는 백 사이에 접근전이 벌어졌다. 중앙에서 어려운 싸움이 벌어졌고, 여기서 김명훈 9단이 실수를 하면서 바둑이 역전됐다.

흑의 첫 번째 실수는 흑 117을 빈삼각 모양으로 이은 것. 백이 118로 날일자로 달리는 수를 보지 못했다. 이어 흑 127이 마지막 실수였다. 이 수로는 중앙 백 5점을 끊든지 해야 했다. 백이 바로 128로 찌르고 들어오면서 중앙 흑 6점이 잡혀 버렸다. 백의 완벽한 역전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이후 한승주 9단이 리드를 잘 지켜 216수 끝에 백 불계승을 거두었다.

대국 후 한승주 9단은 "불리한 바둑을 한두 번 이기다 보니 계속 승리가 이어지는 것 같다. 내용적으로 잘 두는 건지는 모르겠다"면서 "첫 출전에 4강까지 오를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운도 따라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하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승주 9단(왼쪽)과 김명훈 9단. 한승주 9단은 이날 승리로 김명훈 9단과의 상대 전적 4연패에서도 벗어났다. [바둑TV]


14일에는 한상훈 9단과 이원영 9단의 8강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상대 전적은 2승 2패로 동률이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24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랭킹 상위자 26명과 후원사 시드 5명 등 32명이 출전해 32강 토너먼트와 결승 3번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 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며, 제한 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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