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육七 관절타이밍] 설현준, 박정환에게 극적인 역전승···결승 1국 선승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2.13 20:33 의견 0

긴 여정을 달려 온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의 결승이 드디어 시작됐다. 2022년 10월 5일 시작된 예선전부터 따지면 무려 1년 4개월이 걸렸고, 12월 11일 시작된 본선 32강전부터도 1년 2개월만이다.

오랜 시간을 달려온 끝에 결승 무대에 마주앉은 선수는 박정환 9단과 설현준 8단. 박정환 9단은 전기 대회 우승자이고 설현준 8단은 이번이 종합 기전 첫 결승 무대다.

전기 우승자로 시드를 받은 박정환 9단은 본선에 직행해 전승을 이어 가다 4강에서 설현준 8단에게 패해 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올랐다. 반면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설현준 8단은 32·16·8강전을 모두 부활전으로 통과한 후, 4강에서 2연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박정환 9단(오른쪽)과 설현준 8단의 결승 1국 모습 [바둑경제]


13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결승 5번기 제1국에서는 설현준 8단이 16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기선을 제압했다.

서로 역전을 주고받는 파란만장한 한판이었다. 초반은 설현준 8단이 좋은 흐름이었지만, 박정환 9단이 설현준 8단의 우변 백 모양 안에 들어가 상중앙 백 4점까지 잡고 깔끔하게 살면서 결승 첫 판을 가져가는 듯했다. 우변 집이 완전히 깨진 백은 실리가 턱없이 부족했고, 후반 마무리에 강한 박정환 9단이라 형세가 뒤집어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포석을 고민하는 박정환 9단 [바둑경제]


그러나 첫 종합 기전 우승을 향한 설현준 8단의 간절함이 막판 반전을 가져왔다.

설현준 8단은 좌변의 엷은 흑돌을 공격하면서 마지막 승부를 향해 갔다. 초읽기에 몰린 설현준 8단에 비해 시간이 많던 박정환 9단이 오히려 연달아 실수를 범했고(흑 141·143),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설현준 8단이 이 틈을 노려 좌변 흑 대마를 모두 잡고 대역전했다.

패배 직전에 살아난 설현준 8단. 막판 대마 사냥에 성공했다. [바둑경제]


대국 후 설현준 8단은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상변에서 무리하다가 제 돌이 잡히면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박정환 선수가 많이 버티면서 나중에 착각까지 나와서 대마를 잡고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두던 포석이 아니어서 초반 시간 사용이 많았다는 설현준 8단은 "시간이 많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초읽기에) 몰려서 시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설현준 8단은 "1국에서 너무 운 좋게 이긴 만큼 저에게 운이 따른다 생각하고 남은 대국도 열심히 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결승 2국은 16일(금)에 열린다.

올해 들어 포텐이 터지고 있는 설현준 8단 [바둑경제]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한 박정환 9단. 남은 결승 대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바둑경제]


(주)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은 본선에 진출한 32명이 4인 1조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경기를 치렀다. 매 라운드마다 2승을 거둔 2명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해 4강에서 2승한 설현준 8단과 박정환 9단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5번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 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90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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