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신신라면배] 신진서, 14연승으로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제 2명 남았다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2.21 18:15 | 최종 수정 2024.02.21 18:45 의견 0

신진서 9단이 중국의 세 번째 주자 커제 9단을 이겼다.

신진서 9단은 이번 대회 4연승, 지난 22회 대회부터 14연승으로 이창호 9단이 갖고 있던 대회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리고 6명 남았던 적군의 수가 어느덧 2명으로 줄었다. 절망적이었던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4년 연속 우승에 한줄기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신진서 9단이 사상 초유의 끝장 6연승으로 2005년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상하이 현지가 뜨겁다.

본인 말대로 한 판 한 판씩 승리를 쌓아 가고 있는 신진서 9단. 내용까지 좋은 바둑을 보이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新浪]


21일 오후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12국에서 신진서 9단이 커제 9단에게 257수 만에 백 2집 반을 이겼다.

신진서와 커제는 세계 바둑계의 1인자 자리를 놓고 대결을 벌여 온 라이벌이다. 커제 9단이 지금은 조금 처져 있고, 최근 대결도 신진서 9단이 6연승 중이지만 두 선수의 대결은 항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경기도 팽팽한 줄 위에 서 있는 듯한 긴장감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

커제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된 경기는 돌들의 충돌은 없었지만 요지(要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뜨거웠다. 커제 9단은 실리를, 신진서 9단은 두터움을 추구하며 중반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커제 9단은 큰 실수 없이 행마를 이어갔지만, 신진서 9단이 완벽한 바둑으로 하변과 우상에서 이득을 보며 조금씩 차이를 벌려 갔다. 커제 9단의 유일한 실수가 우상에서 흑돌을 엷게 만든 것. 신진서 9단이 백 112로 중앙 흑돌의 약점을 남긴 채 백 114로 좌상을 지키며 확실하게 승세를 굳혔다. 이 두 수는 인공지능의 블루스팟이었다.

이후 끝내기에서 신진서 9단이 유리한 형세를 안전하게 지키며 완벽한 마무리로 승리했다.

신진서 9단(왼쪽)과 커제 9단의 대국 모습. 신진서 9단이 상대 전적에서 12승 11패로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新浪]

국후 신진서 9단은 “첫날에는 되게 피곤했는데 바둑을 계속 두면서 컨디션이 돌아왔다고 느끼고 있다.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은 안 했기 때문에 욕심이 조금 나는데, 욕심을 내려놓고 매 판을 첫 판이라고 생각하고 제 바둑을 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창호 9단의 대회 최다 연승(14연승)과 타이를 이룬 신진서 9단 [新浪]


신진서 9단의 4연승으로 중국은 구쯔하오와 딩하오 두 명의 선수만 남았다. 22일 벌어질 본선 13국에 중국은 랭킹 3위 당하오 9단이 출전한다. 상대 전적은 신진서 9단이 6승 3패로 앞서 있고, 신진서 9단이 최근 2연승 중이다. 신진서와 구쯔하오 9단의 상대 전적 역시 신진서 9단이 9승 6패로 앞서 있다.

마샤오춘 9단(왼쪽)과 다케미야 마사키 9단 [新浪]


한편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본선 7국에서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 9단이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 9단에게 279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초반 상변에서 마샤오춘 9단이 중앙 쪽으로 두텁게 큰 모양을 만들며 앞선 후 한번의 리드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중반 흑의 집이던 우하귀에서 마샤오춘 9단이 깨끗이 살면서 쐐기를 박았다.

22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본선 8국에 한국은 조훈현 9단이 출전한다. 2002년 6월 27일 중국갑조리그에서 상대한 이후 22년 만에 대결을 펼치는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조훈현 9단이 9승 7패로 조금 앞서 있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우승 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 3연승 시 1000만 원의 연승 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의 우승 상금은 1억8000만 원이다. 본선 3연승 시 500만 원의 연승 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 추가 때마다 500만 원이 추가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다.

◆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 선수

◇ 한국 : 신진서(4승)·박정환(1패)·변상일(1패)·원성진(1패) 9단, 설현준 8단(1패)

◇ 중국 : 구쯔하오·딩하오·커제(1패)·자오천위(1패)·셰얼하오(7승 1패) 9단

◇ 일본 : 이야마 유타(1패)·시바노 도라마루(1패)·이치리키 료(1패)·쉬자위안(1승 1패) 9단, 위정치 8단(1패)

◆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각국 출전 선수

◇ 한국 : 조훈현·유창혁·최규병(2승 1패)·서봉수(1패) 9단

◇ 중국 : 녜웨이핑·마샤오춘(1승)·차오다위안(1패)·류샤오광(2승 1패) 9단

◇ 일본 : 요다 노리모토·다케미야 마사키(1승 1패)·히코사카 나오토(1승 1패)·야마시로 히로시(1패)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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