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잠(裸潛)? 안강망?···누구나 알기 쉽게 ‘수산 용어’ 정비한다
해양수산부, 수산 분야 용어 중 한자식·일본식 표현 정비
박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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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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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잠(裸潛)? 안강망? 채롱? 그냥 듣기만 해서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다.
해양수산부는 수산 분야의 한자식·일본식 표현을 순화하기 위해 ‘알기 쉬운 수산용어 만들기’를 추진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산 분야 용어는 116년 전에 만들어진 ‘수산관계법령’에 따른 것으로, 한자식·일본식 표현이 많아 일반인뿐만 아니라 어업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나잠(裸潛)은 산소 공급 장치 없이 잠수를 해서 낫, 호미, 칼 등으로 어획물을 포획하고 채취하는 작업을 말한다. 해녀가 나잠 어업인이다.
안강망(鮟鱇網)이란 조류가 빠른 곳에 닻으로 고정해 설치하는 그물로, 조류의 힘에 의해 강제로 어군이 그물자루 안에 밀려 들어가게 해서 잡는다. 이 모습이 마치 입을 벌리고 먹이를 기다리는 아귀의 모습과 같다고 해 아귀의 일본식 표현인 안강(鮟鱇)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채롱(採籠)은 전복, 가리비, 진주조개 등 비부착성의 패류를 수중에 넣어 양식하기 위해 피복된 철사에 그물을 씌우거나 플라스틱 재료에 해수가 드나들 수 있게 만든 바구니를 말한다.
해양수산부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법률·국어·어업 분야 등의 전문가와 협의체를 구성해 정비가 필요한 94개 수산 용어를 선정했다.
해양수산부는 94개 수산 용어에 대해 순차적으로 업계와 지자체, 대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순화 용어를 정하고, 최종 확정된 용어는 관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알기 쉬운 수산용어 만들기’의 첫 번째로, ‘동해 대화퇴(大和堆) 어장’을 ‘동해퇴(東海堆)’로 변경한다.
대화(大和)는 일본을 의미하는 倭(왜, 와)와 발음이 같은 和(화) 앞에 大(대)를 붙여 “야마토”로 발음하며, 일본을 의미한다. 퇴(堆, Bank)는 수심 200m 미만의 평탄한 해저 융기부를 말한다.
대화퇴 어장은 한·일 중간 수역에 위치하며 붉은대게, 복어 등의 수산 자원이 풍부한 어장이다. 이 어장은 1924년 일본의 측량선 야마토(大和)호에 의해 발견돼 대화퇴 어장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후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쓰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대화(大和)’라는 용어를 우리식으로 정비하기 위해 작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 정책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투표 결과, ‘동해퇴(東海堆)’가 68.9%, ‘큰바다퇴(堆)’가 31.1% 를 얻어 ‘동해퇴’를 순화 용어로 정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알기 쉬운 수산용어 만들기’를 통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어렵게 사용되었던 수산 용어를 친근하고 알기 쉬운 용어로 바꿔 나갈 것”이라며, “해양수산부는 앞으로도 어업인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까지 모두가 쉽게 수산 용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수산 용어 순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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