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중국국가대표팀 합숙 훈련, 과연 효과 있었나

박정원 기자 승인 2022.06.12 12:29 | 최종 수정 2022.07.09 08:24 의견 0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이 청두(成都)에서 6월 6일부터 26일까지 올해 세 번째 비공개 단체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부에서 바둑 대표팀의 비공개 훈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사람들은 대표팀의 결속력과 전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지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별 효과도 없고 형식적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란커배 개막식(新浪体育 홈페이지)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은 지난 4월 중국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해 저장성 취저우에서 첫 합숙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중간 상황을 보면 2단계 예선을 통해 판팅위와 리쉬안하오가 좋은 성적을 올렸다. 커제, 양딩신, 구쯔하오, 퉈자시도 아시아경기 출전권을 따내며 선전했다. 반면 딩하오, 미위팅, 셰커, 롄샤오 등은 부진했으며 특히 지난해 3관왕인 딩하오는 7연패를 당했다.

이어 벌어진 제9회 란커배 중국 바둑 선수권 대회에서는 상위 5명중 커제, 구쯔하오, 딩하오, 미위팅 등 4명이 1회전만 치렀다. 이 결과로 볼 때 대표팀의 1차 합숙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듯하다.

대표팀은 5월에도 취저우에서 2차 합숙훈련을 진행했다. 2차 훈련은 아시안게임 준비와 더불어 제27회 LG배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워밍업이기도 했다. 5월 말 열린 제27회 LG배 1, 2회전에서 7명의 중국 선수 중 커제, 양딩신, 미위팅, 딩하오 등 4명이 8강에 진출했고 자오천위, 스웨, 구쯔하오는 탈락했다. 중국 선수 7명 중 4명이 8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기대했던 효과를 달성했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3월 14회 춘란배와 비교해도 승률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춘란배에는 커제, 리웨이칭, 양딩신, 탕웨이싱, 리쉬안하오 등 5명의 선수가 8강에 올랐지만, 10명이 출전해 딩하오, 구쯔하오, 리친청, 미위팅, 스웨가 중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딩하오는 LG배 대회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대표팀 훈련도 잘했고 합숙 훈련 덕분에 성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왕싱하오도 이달 초 글로비스컵 2연패 직후, "취저우에서 한 합숙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제대로 된 훈련도 못하고 온라인 바둑만 뒀는데, 취저우에 와서 20여 판 이상의 바둑을 두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걸 느낀다"고 했다.

3차 국가대표 합숙훈련(新浪体育 홈페이지)


하지만 아직 소집 횟수도 얼마 되지 않고 시간도 길지 않아 비공개 합숙 훈련의 효과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하반기에는 제1회 란커배(爛柯杯) 세계바둑대회, 제2회 천부배(天府杯), 제26회 삼성화재배,제14회 춘란배, 제27회 LG배 8강전과 준결승전 등이 있을 예정이어서 대표팀 합숙 훈련의 효과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 국가대표 선수가 위의 다섯 개 세계대회에서 무관에 그치면 주최측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있겠지만, 타이틀을 하나라도 따낸다면 적어도 합숙훈련 효과에 대한 비난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세계챔피언 트로피가 2개 이상이면 합숙훈련을 장기적으로 견지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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