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세 번째 도전 만에 삼성화재배 첫 우승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2.11.09 09:11 | 최종 수정 2022.11.09 09:23 의견 0

신진서 9단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삼성화재 우승 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우승으로 춘란배, LG배를 포함해 세계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삼성화재배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이 우승 컵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8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최정 9단에게 184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종합 전적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 9단의 대국 모습


백을 쥔 신진서 9단은 유연한 흐름을 보였던 1국과 달리 2국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왔다. 초반 우하귀에서 백 4점을 사석 삼아 좌변과 중앙 일원에 큰 모양을 만들며 앞서 갔다. 최정 9단은 우상변 백 대마를 공격하며 국면의 변화를 노렸지만 흑 63의 완착이 나오며 주도권을 완전히 뺏겼다. 중앙을 막았으면 백이 곤란했을 타이밍이었다.

우상귀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신진서는 중앙 흑 대마를 추궁했고 좌상귀 큰 곳을 차지하며 집에서 확실하게 차이를 벌렸다. 중앙에서 백의 실수를 틈타 흑이 반격하며 잠깐 역전을 허용했지만 최정 9단이 중앙 흑 대마의 연결을 미루면서 흑의 괴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흑 107로 이은 자리는 우상귀와 중앙 대마 연결이 먼저였던 자리다.

이후는 신진서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최정이 최대한 버텼지만 흑의 약점을 정확하게 공격하며 좌중앙과 좌변의 흑 대마를 잡아냈다. 결국 최정은 184수를 끝으로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기사 최초로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에 진출한 최정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아쉽게 패하며 위대한 도전의 여정을 끝냈다
대국 후 복기를 하고 있는 신진서 9단(왼쪽)과 최정 9단


신진서 9단은 2021년 13회 춘란배 우승을 시작으로 2022년 26회 LG배와 2022 삼성화재배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세계 대회 3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8관왕에 오르며 국내 최강의 위치를 확실히 다졌다. 신진서 9단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은 삼성화재배, LG배, 춘란배,국수산맥배, GS칼텍스배, 용성전,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KBS바둑왕전이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 3억 원을 획득한 신진서 9단은 역대 최다 상금 기록에도 도전한다. 신진서 9단은 올해 13억 9천만 원의 상금을 획득해, 2014년 이세돌 9단이 작성한 역대 최다 상금 기록인 14억 1천만 원에 2천만 원 차이로 근접했다. 12월 예정돼 있는 중국갑조리그에서 1승 이상을 거두면 승자 대국료를 더해 신기록 작성에 성공한다.

삼성화재배 시상식 장면. 왼쪽부터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준우승자 최정 9단, 우승자 신진서 9단, 황상민 삼성화재 상무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은 “초반 무리한 전투로 많이 안 좋다고 생각했는데 타협이 잘 되면서 풀렸다고 봤다. 이후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고 역전에 언제 성공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총평했다. 이어 “삼성화재배에서 유난히 실패를 많이 해 꼭 우승하고 싶었다.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고 마지막 대국은 운이 좋았지만, 삼성화재배 시즌 동안 전체적으로 내용이 좋았던 것 같아 뿌듯하다”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최정 9단은 여자 기사 최초의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준우승 상금 1억 원을 획득했다.

최정 9단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준우승이 아쉽긴 하지만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라와서 세계 최강의 신진서 선수와 둘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번 삼성화재배 자체가 제 자신이 스스로 생각했던 한계를 깰 수 있는 무대가 된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 더 정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신진서·최정 9단이 시상식이 끝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씩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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