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울산 고려아연, 원익에 시즌 첫 패배 안겼다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09 23:48 | 최종 수정 2024.03.10 00:40 의견 0

이번 시즌 무패 가도를 질주하던 원익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박정환·구쯔하오라는 최강의 카드를 썼지만 울산 고려아연의 강력한 저항에 올해 처음 무릎을 꿇었다.

울산 고려아연 완봉승의 주역 신민준 9단(왼쪽)과 이창석 9단. 각각 박정환·구쯔하오 9단을 이겼다. [한국기원]


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3경기에서 울산 고려아연이 원익을 4:0으로 물리쳤다.

1·2위 팀의 대결인 데다, 양 팀 모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는 베스트 멤버로 오더를 꾸려 이번 시즌 최대 빅 매치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날 경기를 이기면 역대 팀 최다 연승 기록(10연승)과 타이를 이루게 되는 원익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대결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울산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울산 고려아연은 신민준 9단이 주장전에서 박정환 9단을 격파하고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이창석 9단이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을 이기는 이변을 만들어 냈고, 랴오위안허 9단이 박영훈 9단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어 마지막으로 끝난 3국에서 한상조 6단이 이지현 9단을 이기고 피날레를 장식했다.

신민준 9단(오른쪽)과 박정환 9단의 대국 모습. 신민준 9단은 박정환 9단을 상대로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국기원]

이창석 9단(왼쪽)이 구쯔하오 9단을 이기고 상대 전적 1승 1패의 균형을 맞췄다. [한국기원]

랴오위안허 9단(오른쪽) 과 박영훈 9단. 중반 이후 랴오위안허 9단이 단숨에 차이를 벌리며 낙승했다. [한국기원]

한상조 6단(왼쪽)이 이지현 9단을 꺾고 팀의 완봉승을 장식했다. [한국기원]


이창석 9단은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을 맞아 처음부터 한 번의 리드도 뺏기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바둑리그에 두 번째 출전한 구쯔하오 9단은 아직 피셔방식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인지 지난 5라운드에 이어 이날 대국도 내용이 좋지 않았다.

이창석 9단이 구쯔하오 9단에게 작년 중국갑조리그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기원]

아직 한국 바둑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구쯔하오 9단 [한국기원]


한편 관심을 끌었던 주장전에서는 신민준 9단이 중반 이후 박정환 9단을 압도하면서 재역전승을 거뒀다. 신민준 9단은 좌상변 패를 활용해 백 모양이었던 중앙에서 오히려 백 3점을 잡고 크게 집을 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번 시즌 8승 4패로 제 실력을 보이고 있는 신민준 9단 [한국기원]

벌써 4승을 거둔 랴오위안허 9단.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기원]

'최강 4지명' 한상조 6단. 6승 2패의 성적이다. [한국기원]

구쯔하오 9단이 검토실에서 어린이 팬에게 사인해 주고 있는 모습 [한국기원]


1위 팀 원익을 꺾은 울산 고려아연은 승점 19점(7승 3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3위 한국물가정보와 승점 차이는 4점. 울산 고려아연은 한국물가정보와 만나는 11라운드를 이길 경우 2위 자리가 거의 확실해진다.

원익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지만 승점 25점(9승 1패)으로 여유 있게 1위를 지켰다.

◆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3경기(괄호 안은 지명 순서)

울산 고려아연 원익 결과 비고
(2) 이창석 O (후) 구쯔하오 X 178수, 백 불계승 장고
(1) 신민준 O (1) 박정환 X 205수, 흑 불계승 속기
(4) 한상조 O (2) 이지현 X 255수, 백 2집 반 승 속기
(후) 랴오위안허 O (3) 박영훈 X 193수, 흑 불계승 속기
4 0

※ 제한 시간(시간누적방식) : 장고판 40분+20초, 속기판 10분+20초

10일(일)에는 마한의심장 영암과 Kixx의 10라운드 4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안성준-백현우(2:1), 최철한-박진솔(9:4), 설현준-신진서(0:7), 박종훈-김창훈(3:3)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앞 선수가 마한의심장 영암).

8개 팀이 출전해 단일 리그로 치러지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14라운드(더블리그)의 정규 리그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며 상금과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 1400만 원, 패배 팀에 700만 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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